홍순관의 노래 신학(2)
벽 없이
홍순관 글 / 한경수 곡
(2002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음반수록)
자연은 때를 따라 옷을 입네
소녀 같은 나물냄새
초록의 춤과 바람과 태양
흙보다도 더 붉은 산하
봄여름가을겨울 따로 사는 게 아니지
벽 없이 금 없이 오가며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고 살지
님을 따라 부르는 노래야
겨울은 봄 안에 있고 여름은 가을 안에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은 또 겨울 안에 있습니다.
제 계절을 떠나는 자연은 그래서 살아 있습니다. 치열한 생존으로 세월을 살지만, 조금도 미련 없이 다음 계절에게 모든 것을 내어줍니다. 남김없이 제 것을 내어 주었기에 다음 계절은 살아납니다.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니 또 살아나는 것입니다. 경계가 없으니 생명이 오고갑니다.
죽어야 사는 비논리와 역설을 계절은 철마다 보여줍니다. 끊임없이 살아나는 계절은 늘 돌아갈 곳을 알기에 가능합니다. 저가 돌아갈 곳을 ‘알고’ 산다는 것은 ‘창조주를 기억하라’는 말씀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벽도 없고, 금(線)도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은 자본주의에 온통 젖어 있어섭니다. 소유욕의 비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글 한 줄 남기지 않으신 예수는 이토록 무거운 미련과 어리석은 욕심을 안고 사는 이 세상에 분명, 역설입니다.
그 분을 따라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처럼 살아날 것입니다.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며 살아간다면 이웃은 어느새 내 몸이 되어 있을 겁니다.
홍순관/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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