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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

직분 선출은 공정하고 자율적으로

by 한종호 2015. 5. 5.

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13)

 

직분 선출은 공정하고 자율적으로

- 건강한 작은 교회의 직분(4) -

 

 

교회 직분과 관련해 직분의 종류와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직분자를 선출하는 절차이다. 직분이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기 위해 주신 고귀한 것이기에 그 선출 절차 또한 고귀하고 거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알다시피 많은 교회에서 직분을 돈으로 사고파는 부끄러운 일이 성행하고 있다. 장로직에 3천만 원, 안수집사직은 1천만 원, 권사직은 5백만 원 이런 식이다. 심지어 장로 임직에 억 단위의 헌금이 요구되기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기사 댓글에 달린 글들을 보면 직분의 대가로 특별헌금을 해야 하는 교회가 보편화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직분을 대가로 한 헌금은 대형교회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물론 작은 교회도 잘못된 관행과 부정부패로 직분을 대가로 헌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부패를 바로 잡고, 관행을 끊으면 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대형교회는 단순히 부패와 관행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직분에 대한 헌금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운영과 존립의 문제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대형교회가 되기 위해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 큰 예배당을 건축한 교회들은 매달 은행에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에 심한 압박을 받는다. 은행 대출이 없는 교회라 하더라도 대형교회 예배당을 유지하고, 수많은 인건비와 내부 운영비용을 감당하려면 매달 고정 지출 비용이 상당하다. 바로 이 부분 인건비와 교회 운영비를 감당하기 위해 직분자를 세우고, 직분자에게 헌금을 대가로 받는 것이다.

 

 

 

 

뉴스앤조이가 53일 보도한 임직 감사 헌금, 장로 3,000만 원, 안수집사 300만 원, 권사 200만 원?” 기사에 등장하는 인천 교회 담임목사는 기자에게 교회 중직으로 교회를 세워 나가야 한다. 그에 걸맞은 헌신이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시 말해 교회 임직자들은 교회 운영에 대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고 그 책임으로 헌금을 내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틀린 말이 아니다. 교회 임직자로서 교회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교회뿐 아니라 세상 어느 기업이나 단체도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교회도 돈이 없고, 책임을 지지 못하는 사람은 임직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 인건비와 건축 등 감당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돈으로 공동의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당연시 하는 것은 얼핏 들으면 맞는 말 같지만 교회가 주님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아니라 세속적인 기업과 다를 바가 없이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

 

교회 직분자를 선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아니라 믿음이고 은사. 교회가 믿음과 은사가 아니라 돈으로 사람을 선출 할 때 교회는 교회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교회가 임직자들의 임직 대가로 돈을 내야할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 자체가 문제다. 교회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정도 운영되어야 한다. 교회가 은행에 대출을 받아 무리한 건축을 하고, 교회가 성도들에게 무리한 헌금을 요구하는 것은 성장에 대한 욕망과 욕심을 드러내고, 성장만이 복이라는 기복주의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하나님이 아니라 맘몬을 섬기는 우상숭배를 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직분자 선출은 어떻게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성이다. 교회 직분은 때가 되면 진급해야 하는 계금도 아니고, 어떤 대가에 의해 주어지는 포상도 아니며, 억지로 져야하는 짐도 아니다. 하나님 앞에서 또 교회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 감당하는 십자가이다. 연륜이 되고 상황이 되면 누구나 직분자 후보자가 될 수 있고 직분자가 될 수 있는 피선거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발성이다. 스스로 직분을 감당할 때가 되었다 판단하고, 스스로 직분을 감당할 상황이 될 때, 스스로 직분을 감당할 책임을 가지고 직분에 임해야 한다.

 

교회는 정관/규약에 직분자 선출 절차를 명시해야 한다. 일정한 연령(대체로 장로/권사는 50세 이상, 집사는 30세 이상)이 되고, 일정한 자격(대체로 장로/권사는 교회 출석 5년 이상, 집사 3년 이상, 집사는 교회 출석 3년 이상 세례 및 일정한 교육 수료자 등)을 갖춘 자를 후보자로 공지한다. 이후 본인의 후보 수락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후보자를 수락할 때만 최종 후보자로 교인총회에 후보자로 공지한다.

 

이렇게 후보자가 된 대상자에 대해 교인들은 교인총회를 통해 투표를 실시한다. 대개 처음 임직을 받을 때는 교인 2/3 이상의 동의를 얻을 때 임직이 통과된다. 교회에 따라서는 1/2이나 다득표자를 선출하기도 하는데 직분이 명예직이 아니라 실제 일을 감당하는 시무직일 때는 2/3 이상의 동의를 얻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많은 교회들이 서리집사직을 관행적으로 유지해 집사를 남발하고 이와 구분하여 안수집사를 세워 시무를 맡긴다. 또 이때도 교회에 실제로 필요한 집사직이나 장로직의 숫자보다 훨씬 많은 수를 직분자로 세워 실제적으로 비직분자나 직분자의 역할이나 책임에 구분이 없도록 하는데 이는 직분 자체의 의미와 권위를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장로는 대체로 세례교인 30~50명에 1명을 선출해 실제적으로 그 인원만큼의 성도들을 담당해 신앙을 지도하고 섬기도록 하고, 집사는 교회 책임 있는 직분의 필요한 수를 정해 그 수만큼 선출해 집사들이 책임있는 역할과 권한을 행하도록 해야 한다. 그냥 이름뿐인 직분자는 없어야 한다.

 

이렇게 선출된 직분자는 직분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실시하고, 정식으로 안수하는 임직식을 거행하며, 이후 적절한 직분을 감당하도록 역할을 분배해야 한다. 또한 재직회(또는 직원회) 등을 통해 당회/운영위원회가 감당하고 있는 사역을 보고받고 심의하고 함께 책임을 다하도록 한다. 직분자는 일정한 기간을 두고 재신임을 받도록 해 직분에 성실하게 임했는지 점검하도록 한다. 재신임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누구를 탈락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직분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부여하고 책임있게 감당토록 하기 위함이다.

 

직분은 성도를 온전하게 함으로 봉사의 일을 하게 하고 교회를 세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직분 선출은 공정해야 하고, 직분은 자율적으로 맡아야 하며, 직분은 책임있게 감당해야 한다.

 

 

이진오/더함공동체교회 목사, 교회2.0목회자운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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