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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호의 '너른마당'82

욕하면서 배운다(?) 한종호의 너른마당 욕하면서 배운다(?) 나사렛 예수께서 선교사역을 다니신 시기는 로마 제국의 지배와 헤롯의 통치로 이스라엘의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이 무수히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을 때였다. 따라서 이들에게 필요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이런 세상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다 때려 부수자’ 하는 봉기의 선동이다. 나사렛 예수는 실로 이 봉기의 슬로건을 내세워 선교하셨다. 그러나 그 차원이 다른 저항운동과는 전혀 달랐다. 어떻게 보자면, 복종과 현실 수긍의 논리를 담고 있는 이야기라고까지 해석할 수 있는 발언들을 예수는 하셨던 것이다. 한이 맺힌 백성들이 새로운 세상,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꿈꾸도록 되었을 때 그들의 현실을 보는 눈은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깊은 불만을 가진 이들이.. 2015. 11. 2.
청년 예수께 길을 묻습니다 한종호의 너른마당(34) 청년 예수께 길을 묻습니다 “순결한 남자들 저녁노을같이 붉고 곱던 남자들 그들과 함께 한 시대도 저물어 채울 길 없는 끔찍한 날들이 많았다 …길을 떠나려다 문득문득 순결한 남자들 보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뜨거움도 간절함도 없이 살고 있어서 눈물도 절규도 없이 살고 있어서” - , 도종환 역사를 고뇌하고 이상에 자신을 걸고 아무런 계산 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그런 이들을 다시 보고 싶어하는 시인의 아픔이 절절히 다가옵니다. 시인은 다시 에서 꿈꾸는 새로운 출발을 이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늘 바다로 떠날 일을 꿈꾸지만 나는 아무래도 강으로 가야겠다 가없이 넓고 크고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꿈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작고 따뜻한 물소리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 2015. 10. 1.
해방과 분단 70년, 친일과 주류 한종호의 너른마당(29) 해방과 분단 70년, 친일과 주류 20세기의 전반기는 민족의 주권이 박탈당한 상황에서 제국주의 통치에 대한 여러 가지 저항이 있었고, 그것은 이후 해방된 조국에서 중요한 정치세력의 저력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미국의 군정에 의한 자주적 국가건설이 가로막히고, 친일잔재세력의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까닭으로 해방된 나라는 식민지 유산의 연속이라는 기형적 역사전개의 현실에 처하게 되었다. 민족에게 고통을 가했던 자들이 다시 권좌에 오르고, 외세에 빌붙어 민족에게 피를 흘리게 했던 자들이 득세하는 현실에서 해방정국은 들끓었다.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를 놓고, 친일잔재세력들과 민중들은 대립했으나 미군정의 지원과 친일잔재세력의 기득권이 결합하여 대세를 쥐게 되면서 사태는 민족사의 요구대로.. 2015. 8. 12.
친일, 한국교회와 세속적 권력 한종호의 너른마당(28) 친일, 한국교회와 세속적 권력 8월 해방의 달이면서 올해는 해방 70주년이다. 민족에게 고통을 가했던 자들이 다시 권좌에 오르고, 외세에 빌붙어 민족에게 피를 흘리게 했던 자들이 득세하는 현실은 해방정국을 들끓게 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도 그들은 이 나라의 주류 세력이 되었다.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인가를 놓고, 친일잔재세력들과 민중들은 대립했으나 미군정의 지원과 친일잔재세력의 기득권이 결합하여 대세를 쥐게 되면서 사태는 민족사의 요구대로 되어가지 않았다. 이러한 친일세력 청산과 관련해서 한국교회의 목소리는 분명하지 않다. 아니, 분명치 않다기보다 “친일인명사전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거나 “등재된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항변하기도 한다. 세상의 권세 위에 하나님의 권세가 있다는 것.. 2015. 8. 2.
무섭다 못해 기괴한 말, 말, 말 한종호의 너른마당(27) 무섭다 못해 기괴한 말, 말, 말 신앙인으로서 성숙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훈련 가운데 하나가 ‘말의 훈련’일 것이다. 이것이 잘못되면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알게 모르게 상처를 주는지 우리는 경험하게 된다. 우리 자신이 그런 상처를 입어보면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처럼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말의 훈련에 조심스러움이 없는 것일까? 말의 정의는 무엇인가? 대체로 의사소통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정의는 말이 가진 귀중한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의사소통 속에는 욕설과 분노, 그리고 저주도 포함되지 않는가? 그렇게 될 때 말은 이미 말이 아니라 ‘독이 묻은 비수’일 따름이다. 말의 형체는 있으되, 말의 진실한 역할을 상실해 버.. 2015. 6. 30.
가진 것이 너무 많아지면… 한종호의 너른마당(26) 가진 것이 너무 많아지면…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세상이 성자 프란체스코라고 부르는 사나이입니다. 제가 살았던 시대는 12세기 말과 13세기 초엽입니다. 지금으로부터 7백 년 전쯤이었지요. 저의 아버지는 부유한 상인이었고 그 덕에 부족한 것 없이 살았습니다. 그랬던 제가 어느 날 하나님의 역사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새로운 세상이란 가난한 사람들 속에 숨 쉬고 있는 하나님 나라였습니다. 거리의 걸인들과 함께 구걸하면서 저는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현실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순수한 영혼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이 무엇인지 깨우쳤던 것입니다. 그것은 거대한 땅 부자가 되고 있던 당대의 교회 지도자들의 .. 2015. 6. 24.
메르스! 모르쇠? 한종호의 너른마당(25) 메르스! 모르쇠? 메르스(MERS-CoV: 중동호흡기 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의 습격이 한국사회를 녹다운 시켰다. 방역체계가 뚫리고, 거대 유명 병원이 그 확산의 진원지가 되도록 정부는 모르쇠하다시피 하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되었다. 사망자와 환자들이 늘어나고 급기야는 임산부까지 확진명단에 들어가고 말았다. 농경사회에서 태어난 말인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미 세월호 참사를 통해 깨달을 대로 깨달았으리라고 여겼지만,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부관료들은 우왕좌왕과 대응능력 빵점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사필귀정이다. 관심이 딴 곳에 있었는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순위일 리가 없었다. 결국 당하는 것은 힘없는 백성이고 그 뒤처리까.. 2015. 6. 14.
공멸의 사회를 만들려 하는가 한종호의 너른마당(24) 공멸의 사회를 만들려 하는가 한국사회가 난마처럼 얽히고 있다. 메르스는 그야말로 블랙홀이다. 수습책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한국사회를 이끌고 있는 정치권이나 지식인 사회, 특히 종교계조차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공동체에서 더 이상 희망을 발견할 수 없다는 확신이 퍼져 나갈 때, 그것이야말로 위기 가운데 위기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위기 수습에 딱 부러지는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총체적인 역량 파산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사태들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다. 이 나라가 얼마나 비리와 부정으로 가득 찬 지를 드러낸 성완종 사태도 그렇고, 갈등이 첨예한 정치적 현안과 관련해서 사회적 조정력이 얼마나 부실한지는 세월호 참사, 끝없이 공권력으로 밀.. 2015. 6. 9.
언제 예수가 깨끗한 부자가 되라고 가르쳤나? 한종호의 너른마당(23) 언제 예수가 깨끗한 부자가 되라고 가르쳤나? 오늘날 교회의 강단은 보다 쉽고 보다 편하고 보다 재미있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 대중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심드렁해진다. 세상살이가 복잡하고 힘든 판국에 교회에까지 와서 복잡하고 심오하고 깊이 생각해야 하는 쪽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성공’과 ‘부’가 가미되면 금상첨화다. 그러기에, 교회는 ‘시장의 논리’를 추종하려는 경향을 보이기까지 한다. ‘시장의 논리’란 대중들의 요구에 맞추는 것이다. 보다 많은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말씀의 내용과 방식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교회 부흥의 원리가 되고 있고, 성도(聖徒)라고 표현되는 교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2015.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