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종호의 '너른마당'89

하나님의 칼을 맞으려는가 하나님의 칼을 맞으려는가 저 사람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야, 하는 말은 그가 매우 선량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그런 사람은 법이 없다면 어디 보호받을 데가 없어 곤경에 처하기 십상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도 뭔가 석연치 않다. 왜인가? 그건, 법이 선량한 사람들, 약자들을 보호한다는 전제가 서 있을 때 가능한 논리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법이 도리어 그런 사람들을 궁지에 몰아놓고 그 권리를 박탈해버리는 일을 어렵지 않게 본다. 법이 사람 위에 군림하고 법도(法道)가 아니 법도(法刀)를 휘두르기 때문이다. 법은 돈과 권력의 기초 위에 있다 그런데 이는 사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법의 탄생은 언제나 권력자의 의지와 관련이 있다. 법은 그 권력자의 이익을 지켜내고 그에 저항하는 이들을 족쇄에 걸기 위.. 2016. 5. 19.
옥한흠 목사의 ‘비판하지 말라’는 설교에 대해 설교비평 모음(4) 옥한흠 목사의 ‘비판하지 말라’는 설교에 대해 편집자 주/예전에 옥한흠 목사의 ‘비판하지 말라’는 설교는 성서의 ‘비판하지 말라’는 대목에 대한 이해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설교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옥한흠 목사는 마태복음의 이 말씀이 가지고 있는 본래적 의미와는 동떨어진 각도에서 자신의 설교를 구성하고 전개시켜 나갔기 때문이다. 특히 마태복음의 대목은 교회 내에서 교권적 권위 방어를 위해 비판적 발언을 봉쇄시키려는 자의적 목적으로 자주 등장시키는 수가 많다는 점에서, 본래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긴요하다. 옥한흠 목사가 이 설교를 통해서 강조하고자 했던 바가, 비판이라는 명목 아래 날이 선 말로 형제들의 마음과 영혼에 상처를 주지 말라는 것이라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말씀.. 2016. 5. 13.
김진홍 목사의 숭미 사대주의 설교비평 모음(3) 김진홍 목사의 숭미 사대주의 편집자 주/지난 4월 27일 서울신학대학교 춘계신앙수련회 강사로 온 김진홍 목사는 설교 중 제주 ‘4·3 사건’을 ‘4·3 폭동’이라 표현하여 학생들의 반발을 산 모양이다. 김 목사의 역사관은 사실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예전 그의 왜곡된 역사관이 짙게 드리운 설교를 살펴본다. 그의 역사관이 도달한 한계를 안타까워하며 김진홍 목사의 역사관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굴절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살길은 를 따르고 그 앞에 줄서야 한다고 가르쳐야 할 목회자가, 미국 등 강대국 앞에 줄 잘 서야 산다고,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그가 강자의 규칙을 배격해야 하는 목사이기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이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반 테러 전쟁을 선포하면서 전 세.. 2016. 5. 3.
김홍도 목사의 '저주'로 끝난 설교 설교비평 모음(2) 김홍도 목사의 '저주'로 끝난 설교 편집자 주/이 글은 ‘세습논쟁’이 한창일 때 쓴 글이다. 교회의 ‘세습문제’와 기독교 내부의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일들이 사회적으로 불거지면서, 안팎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는데 대한 김홍도 목사의 신학적 방어 내지는 반격이 설교의 형태로 구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설교는 이라는 제목으로 요한계시록 1장 10절에서 20절까지의 말씀을 중심으로 하여 하나님이 세우신 교회를 파괴하려는 세력들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김홍도 목사는 이들은 바로 자유주의 신학의 신봉자들과 좌경세력, 공산주의자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세습 문제를 제기하는 세력들의 진의는 교회 파괴에 있고, 결국 하나님의 역사를 가로막으려는 ‘적 그리스도 마귀’라.. 2016. 4. 27.
전병욱 목사의 - 세속적 성공주의와 역사의 왜곡 - 설교비평 모음(1) 전병욱 목사의 - 세속적 성공주의와 역사의 왜곡 - 편집자 주/설교비평 모음 꼭지는 예전의 글들을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마련한 코너이다. 전병욱 목사가 한창 잘 나갈 때 그의 목회적 관심은 오늘날 이 시대에 생존의 여러 가지 복잡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에게 희망과 용기와 비전을 주는 데 있었다. 그런 차원에서 전 목사의 설교가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의 강도와 그 의미는 매우 중요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그의 설교를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자칫 나약해지기 쉽고 좌절에 빠지기 쉬운 청년들이 말씀과 예배, 교회 공동체 의식을 통해 저력 있고 쉽게 굴하지 않는 의지를 가진 인간형으로 자라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일이었지만 그의 왜곡된 메시지와 목회는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 2016. 4. 22.
봄은 무어며 봄은 오느냐고 한종호의 너른마당(44) 봄은 무어며 봄은 오느냐고 벌써 입춘입니다. 오늘의 날씨와 체감온도만 중시하는 요즘의 입춘이야 흘깃 지나가는 뉴스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우리네 옛 선조들은 이 날이면 얼어붙은 땅이 언제 녹고 그 매서운 북서풍이 언제 바뀔지 쉽게 가늠되지 않았던 엄동설한 속에서도 봄기운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래서 묵은 땅을 갈 준비도 하고 새 땅에 뿌릴 씨앗도 챙기면서 한 해의 농사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편 대문짝이나 문지방에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또는 ‘세재■■ 만사여의대통’(歲在■■ 萬事如意大通)이라는 춘방(春榜)을 크게 붙여, 한 해 동안 집안일과 농사일이 잘 되기를 축원하였습니다.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첫머리는 과연 만물에게 겨울동안 칼끝처럼 파고드는 냉기(冷氣)앞.. 2016. 2. 4.
박근혜, 오염된 카리스마 한종호의 너른 마당(35) 박근혜, 오염된 카리스마 대통령 박근혜는 자신이 대단히 강단 있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민주사회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독선의 정치를 펼치고 있습니다. 독재자의 딸이라고 부르는 것은 구시대적인 연좌제라고 생각했는데, 독재자의 딸 독재자를 지금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독재 권력은 당장 승세를 쥐고 있는 듯 하지만 그 말로는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박근혜는 지금 그 길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진정한 영향력, 권위 있는 지도력, 그 사람 자체에서 풍겨 나오는 힘, 그런 것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그리 크게 고민하지 않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과거에는 이 사회에서 존경할 만한 분들이 있었던 편이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2015. 11. 7.
욕하면서 배운다(?) 한종호의 너른마당 욕하면서 배운다(?) 나사렛 예수께서 선교사역을 다니신 시기는 로마 제국의 지배와 헤롯의 통치로 이스라엘의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이 무수히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을 때였다. 따라서 이들에게 필요한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이런 세상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 다 때려 부수자’ 하는 봉기의 선동이다. 나사렛 예수는 실로 이 봉기의 슬로건을 내세워 선교하셨다. 그러나 그 차원이 다른 저항운동과는 전혀 달랐다. 어떻게 보자면, 복종과 현실 수긍의 논리를 담고 있는 이야기라고까지 해석할 수 있는 발언들을 예수는 하셨던 것이다. 한이 맺힌 백성들이 새로운 세상,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꿈꾸도록 되었을 때 그들의 현실을 보는 눈은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에 깊은 불만을 가진 이들이.. 2015. 11. 2.
청년 예수께 길을 묻습니다 한종호의 너른마당(34) 청년 예수께 길을 묻습니다 “순결한 남자들 저녁노을같이 붉고 곱던 남자들 그들과 함께 한 시대도 저물어 채울 길 없는 끔찍한 날들이 많았다 …길을 떠나려다 문득문득 순결한 남자들 보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뜨거움도 간절함도 없이 살고 있어서 눈물도 절규도 없이 살고 있어서” - , 도종환 역사를 고뇌하고 이상에 자신을 걸고 아무런 계산 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그런 이들을 다시 보고 싶어하는 시인의 아픔이 절절히 다가옵니다. 시인은 다시 에서 꿈꾸는 새로운 출발을 이렇게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늘 바다로 떠날 일을 꿈꾸지만 나는 아무래도 강으로 가야겠다 가없이 넓고 크고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꿈을 버린 것은 아니지만 작고 따뜻한 물소리에서 다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 2015.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