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92 오족지유(吾足知唯)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71) 오족지유(吾足知唯) 지난번 말씀축제에 강사로 다녀간 송대선 목사가 본인이 쓴 글씨를 보내왔다. ‘吾足知唯’라는 글도 그 중 하나였다. 대화중 나눴던 말을 기억하고 직접 글씨를 써서 보내준 것이니, 따뜻한 기억이 고마웠다. 가만 보니 글씨가 재미있다. 가운데에 네모 형태를 두고, 4글자가 모두 그 네모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족지유, ‘나는 다만 만족한 줄을 안다’라고 풀면 될까? ‘나에게는 더 바라는 것이 없습니다’로 받으면 너무 벗어난 것일까. 좀 더 시적이고 의미가 선명한 풀이가 있을 텐데, 고민해봐야지 싶다. 더 많은 것을 가지려, 더 높은 곳에 오르려 욕심을 부리며 뒤뚱거리며 기웃거리며 살지 말고 바람처럼 홀가분하게 살라는 뜻으로 받는다. 세월이 갈수록 그럴 .. 2020. 1. 6. 하늘에 기대어 신동숙의 글밭(51) 하늘에 기대어 강아지풀은 하늘에 기대어 꾸벅꾸벅 기도합니다 마른잎은 하늘에 기대어 흔들흔들 기도합니다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다 맞으시고 눈이 내리면 그 눈을 다 맞으시고 하늘에 기대어 기도합니다 감자를 먹으며 감사합니다 고구마를 먹으며 고맙습니다 2020. 1. 6. 단무지 한 쪽의 국위 선양 신동숙의 글밭(50) 단무지 한 쪽의 국위 선양 이 이야기는 30년 직장 생활을 하시고, 정년퇴직 후 중국 단체여행을 다녀오신 친정아버지의 실화입니다. 정해진 일정을 따라서 들어간 호텔 뷔페에서 어김없이 새어 나온 아버지의 습관이 있었습니다. 드실 만큼 조금만 접시에 담아오셔서 배가 적당히 찰 만큼만 드시고는 다 드신 후 접시에 묻은 양념을 단무지 한 쪽으로 삭삭 접시를 둘러가며 말끔히 닦으신 후 입으로 쏙 넣으시면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모습을 신기한 듯 지켜보고 있던 중국 뷔페 식당의 직원이 마지막 마무리까지 보시고는 옆에서 환하게 웃으며 짝짝짝 박수까지 쳤다고 합니다. 그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 아버지는 한화로 1만원 정도의 팁을 건네시고는 일행들과 뿌듯한 마음으로 자리를 뜨셨다.. 2020. 1. 5. 다른 것은 없었어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70) 다른 것은 없었어요 다 빌려 쓰는 것이었어요 다 놓고 가는 것이었고요 신발도 옷도 책도 공책도 연필도 지우개도 햇빛도 바람도 몸도 마음도 웃음도 눈물도 시간도 계절도 모두 빌려 쓰는 것 모두 놓고 가는 것 세상에 다른 것은 없었어요 2020. 1. 5. 무릎을 땅으로 신동숙의 글밭(49) 무릎을 땅으로 "넌 학생인데, 실수로 신호를 잘못 봤다고 말하지!" 함께 병실을 쓰시던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과 면회 온 언니들, 아주머니들, 어른들의 안타까워서 하는 말들. "어쨌거나 횡단보도 안에 있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첫 중간고사를 앞둔 4월, 벚꽃이 환하던 어느날 나는 병실에 누워 있었다. 그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었다. 빨간불에 횡단보도를 건넜으니까. 그 순간엔 마치 빨간불에 건너도 될 것처럼 모든 상황이 받쳐 주긴 했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다. 그건 교통 법규, 약속을 어기는 일이니까. 내일 시험을 앞둔 일요일 밤, 학교 근처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밤 9시가 넘어서 버스에서 내렸다. 집에 올 때 바게트 빵.. 2020. 1. 4. 하나님의 마음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69) 하나님의 마음 스키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규영이였다.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막내가 방학을 맞아 잠시 다녀가며 한국에 나오면 스키를 탈 수 있는지를 물었던 것이다. 식구들 중에 스키를 타 본 경험은 아무도 없었다. 막내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독일에서 취직이 되어 직장생활을 시작한 규민이를 제외한 4식구가 처음으로 스키를 배웠다. 신발부터 옷까지, 스키는 장비부터 만만치가 않았다. 장비를 착용하고서 받은 초보자 강습, 재미있게도 스키는 넘어지는 법부터 배웠다. 모두가 왕초보가 되어 스키를 배우며 식구들이 놀랐던 것 두 가지가 있다. 별로 운동과 친하지 않은 큰딸 소리가 금방 스키를 탄 것과, 어떤 운동이든 잘 해서 금방 탈 줄 알았던 아빠(이 몸)가 넘어지기만.. 2020. 1. 4. 오래 가는 향기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68) 오래 가는 향기 옥합을 깨뜨려 향유를 부은 여인을 두고 예수님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온 세상 어디든지 복음이 전해지는 곳마다 이 여자가 한 일도 알려져서 사람들이 기억하게 될 것이다.”(마가복음 14:9) 그 말씀은 그대로 이루어진다. 2천년 세월을 지난 오늘 우리도 그 여인이 한 일을 대하고 있으니 말이다. 향기를 흉내 내는 향수가 있다. 잠깐 있다 사라지는 향기도 있다. 하지만 오래 가는 향기도 있다. 세월이 지나가도 지워지지 않는, 오늘 우리들의 삶과 믿음이 오래 가는 향기가 될 수 있다면! 2020. 1. 3. 햇살이 온다 신동숙의 글밭(48) 햇살이 온다 햇살이 온다 환한 그리움으로 산산이 부서져 땅의 생명 감싸는 당기는 건 가슴 속 해인가 뿌리가 깊어진다 선한 그리움으로 산산이 실뿌리로 땅 속 생명 살리는 당기는 건 지구 속 핵인가 2020. 1. 3. 설거지산을 옮기며 신동숙의 글밭(47) 설거지산을 옮기며 먹고 돌아서면 설거지가 쌓입니다. 식탁 위, 싱크대 선반, 개수대에는 음식물이 묻거나 조금씩 남은 크고 작은 냄비와 그릇과 접시들. 물컵만 해도 가족수 대로 사용하다 보면 우유나 커피 등 다른 음료컵까지 쳐서 열 개는 되니까요. 가족들이 다 함께 한끼 식사를 맛있게 먹고 난 후, 빈 그릇들을 개수대에 모으다 보면 점점 쌓여서 모양 그대로 설거지산이 됩니다. 그렇게 설거지산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일도 그와 같지 않을까 하는 한 생각이 듭니다. 하루 동안 우리의 눈과 귀, 의식과 무의식 중에 먹는 수많은 정보들. 읽기만 하고 덮어둔 책 내용들이 내면 속에선 정리되지 못한 채 쌓여만 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요. 사색과 묵상을 통해 정리되거나 .. 2020. 1. 2. 이전 1 ··· 153 154 155 156 157 158 159 ··· 30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