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69)
밥
정릉교회에서 길 아래쪽으로 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집, 도자기를 굽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가게 앞을 지날 때였다. 비둘기 두 마리가 뭔가를 열심히 쪼아대고 있다. 실외기 아래에 놓인 두 개의 그릇, 사료와 물이었다.
길고양이를 위한 배려라 여겨지는데 그걸 비둘기가 먹고 있는 것이었다. 사료와 물을 놓아둔 누군가가 고양이밥이라 따로 써놓지 않았으니 누가 먹으면 어떨까.
고양이가 나타나기 전까지가 먹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비둘기는 경험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감나무 위에 남긴 까치밥을 까치만 먹진 않는다.
참새도 먹고, 박새도 먹고, 직박구리도 먹는다.
자연은 나누어 먹는다.
고루고루 나누어 먹는 것이 평화다. ‘和’는 벼(禾)와 입(口)이 합해진 말, 먹을 것이 모든 입에 나누어지는 것이 ‘平和’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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