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74)

 

석고대죄와 후안무치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런데 그 말은 너무도 자주 잘못 사용된다. 본래의 뜻에서 벗어나 엉뚱한 의미로 사용이 되곤 한다.


잘못을 한 당사자가 당당하게 그 말을 인용하면서 “나를 돌로 칠 자격이 있는 놈이 있다면 어디 한 번 나를 쳐 봐라.” 하는 식으로 말을 한다. 잘못을 그렇게 가리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그러기 위하여 성경 본래의 뜻을 왜곡하여 인용을 하니 뻔뻔하기가 이를 데 없다.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말은 간음하다 붙잡혀 온 여인이 한 말이 아니었다. 여인을 향하여 금방이라도 돌을 던지려는 이들을 향하여 예수가 한 말이다.

 


여인은 한 마디 말이 없었다. 예수의 말을 듣고 어른들로부터 시작해서 젊은이에게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물러가도록 그 부끄러운 자리에 남아 있었다. 슬그머니 물러가는 군중들 틈에 끼어 내빼지 않았다.

 

그런 여인의 모습이야말로 ‘석고대죄’(席藁待罪)의 모습이다. 자리 석, 볏짚 고, 기다릴 대, 허물 죄, 죄를 지은 죄인이 죄를 자책(自責)하여 거적을 깔고 엎디어 처벌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대개의 경우 석고대죄를 할 때는 관과 의복을 벗은 소복 차림으로 거적때기를 깐 바닥에 꿇어앉았다.

 

잘못을 해놓고 똥 싼 놈이 성내듯이 어디 죄 없는 자가 나를 돌로 치라 큰소리를 치는 것은 석고대죄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다만 후안무치(厚顔無恥)일 뿐이다.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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