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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책꽂이를 구입한 이유

by 한종호 2019. 4. 22.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12)

 

책꽂이를 구입한 이유

 

중고서적을 판매하는 알라딘 서점에 들렀다. 딸 소리가 찾는 책이 있다하기에 겸사겸사 같이 찾았다. 버스를 한 번만 타면 되는 가까운 곳에 중고서점이 있다는 것이 여간 반갑지 않았다. 처음 찾는 곳이었는데, 서점에서는 중고서적은 물론 중고 음반과 문구류 등을 함께 팔고 있었다.


천천히 둘러보다가 그레고리안 찬가를 담은 음반 2장과 책 몇 권을 골랐다. 저렴한 가격이 착하게 느껴졌다. 폐기처분되지 않고 다시 나누어지는 것이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서점 안을 둘러보다가 만난 물건 중에는 책꽂이도 있었다. 삼나무로 만들었다는데, 지극히 심플한 구조였다. 바닥면 한 쪽 아래에 턱을 괸, 그것이 전부라 할 수 있었다. 그 약간의 경사로 인해 굳이 양쪽을 다 막지 않아도 책이 넘어지지 않았다.

 

 

 


차지하는 공간도 적어 책상에 두고 쓰면 좋겠다 싶어 사려고 하니 그 책꽂이는 전시된 것 외에는 다른 물건이 남아 있지 않다고, 전시되어 있던 것도 괜찮다면 팔 수 있다고 했다.


흔쾌한 마음으로 구입을 했다. 책꽂이에 손때가 얼마나 묻었을 것이며 누군가의 손때가 묻었으면 어떤가. 오히려 그 손때로 인하여 책꽂이로 사용된 삼나무가 한결 부드럽게 느껴진다 싶었다.


값이 크게 비싼 것도 아니었는데, 실은 책꽂이를 산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저 단순한 구조 속에 절묘한 이치를 담아낸 누군가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책을 가까이에 두려는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작품이라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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