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와 ‘저와 여러분’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34)

 

‘우리 모두’와 ‘저와 여러분’

 

 

언젠가 몇 몇 목회자들이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때였다.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이 흔한 것이 아니어서, 그런 시간이 주어지면 즐겁고 유익하다. 미국에서 목회를 하는 아들 목사를 둔 원로 목사님이 당신이 들은 아들 목사의 설교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다.


“다른 건 몰라도 설교 중에 ‘우리 모두에게’라고 표현하는 것은 좋다고 여겨져요.”

 

설교자가 설교 중에 사용하는 용어, 특히 인칭대명사를 보면 그것만으로도 설교자가 갖는 태도나 마음가짐을 알 수 있다는 뜻이었다. ‘우리 모두’라는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설교자가 회중과 자기 자신을 분리하지 않고 동일시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어서 그렇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저와 여러분에게’이다. ‘여러분과 저에게’도 아니고, ‘저와 여러분에게’이다. ‘저’가 먼저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우선한다. 그것은 자신을 중심으로 삼는 태도에서 비롯된 표현일 것이다. 왜 굳이 같은 말씀 앞에서 ‘저’와 ‘여러분’을 나누는 것일까, 설교자는 자신도 모르게, 혹은 회중이 모르게 자신의 권위를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저런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충분히 공감한다. 말 한 마디에는 말하는 사람의 마음이나 태도가 자신도 모르게 담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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