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68)
요단강의 일곱 번 목욕
한 주간, 환우들을 위한 특별새벽기도회를 갖고 있다. 겸하여 7일간 21끼 릴레이 금식기도도 이어가고 있다. 평소보다 많은 교우들이 나와 눈물어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정한 끼니에 금식을 하며 기도를 이어간다. 교우들의 성경책 갈피에는 환우들의 이름과 병의 상태 등이 적힌 카드가 꽂혀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드린다.
기도회를 시작하게 된 데는 계기가 있다. 원로 장로님 한 분이 강화도로 요양을 떠난다는 말을 들었다. 심한 가려움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고통을 겪고 계신데, 강화도에 한 집을 얻어 요양을 하시겠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듣고는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힘이 들고 고통스러우면 그런 선택을 하실까 싶었다. 겪는 고통도 고통이지만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요양을 가면 그곳에서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얼마나 막막하고 외로울까 싶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있었다. 그냥 보내드리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그것은 관심의 부족이나 책임의 부족이 아니라 믿음의 부족이라 여겨졌다.
생각하던 중에 문득 떠오른 것이 요단강에 일곱 번 목욕을 한 나아만이었다. 좋은 의원, 좋은 약, 요단강보다 크고 맑은 강이 아니었다. 말씀에 대한 순명, 그것이 그의 병을 낫게 했다. 요단강까지 가는 길이 쉬운 길이 아니었거니와, 한 번 몸을 담글 때는 괜한 일을 하고 있다 여겼을 지도 모른다. 두 번 세 번 담글 때는 긴가민가했을 것이다. 그러나 횟수를 더할수록 나아만의 간절함도 더해지지 않았을까? 일곱 번 횟수를 채우느라 대충 흉내를 내며 서두르는 대신 진심어린 마음을 담아 자신의 몸을 강물에 담갔을 것이다. 어느 순간 자신이 몸을 담그고 있는 것은 강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게 일곱 번 몸을 담그고 올라왔을 때, 그의 몸은 아이의 살처럼 깨끗해졌던 것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기도를 드린다. 병의 근원을 고치시도록, 아니면 내 몸에 주신 가시임을 믿음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더 이상은 병을 원망하거나 약함의 노예로 끌려가지 않도록, 오셔서 우리를 자유케 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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