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길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81)

 

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길

 


이번 주 말씀을 준비하다가 문득 떠오른 지난 시간이 있었다. 어디서 출발을 했던 것일까, 늦은 시간 밤길을 달려 단강 인우재를 찾은 적이 있었다. 익숙한 출발지가 아니어서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목적지를 단강초등학교로 입력했다. 단강 근처만 가면 인우재야 얼마든지 찾을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단강에 도착을 했고, 나는 단강 초입에서 좌회전을 하여 작실마을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내비게이션이 뜻밖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내용이었다.


“이 길로 계속해서 진행하시면 먼 길을 돌아오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아는 길이기에 멘트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작실로 올랐는데, 마치 안타깝다는 듯이 같은 내용을 몇 번 더 반복을 했다. 그런 멘트를 처음 듣는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러면서도 웃음이 났는데, 몇 가지 생각이 웃음 중에 지나갔다.
 

 


 

 

내비게이션이 생각보다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기가 말하는 것이 맞았다. 작실은 뒤가 병풍 같은 산으로 막힌 끄트머리 마을, 마을을 지나 더 갈 데가 없다. 단강초등학교가 목적지인데 작실마을로 들어가면 먼 길을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찔리듯 찾아든 생각도 있었다. 방금 들은 그 말은 우리를 향한 주님의 음성일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었다. ‘너 지금 이 길로 가면 먼 길을 돌아와야 해, 지금이라도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렴’, 얼마든지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다. 때로 우리는 비뚤어진 동기나 잘못된 열심으로 믿음의 길을 갈 때가 있다. 그 때가 위험한 때인데, 자신은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지만 열심히 하면 할수록 주님에게서 멀어질 뿐이다. 

우리에게는 가면 갈수록 멀어지는 길이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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