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74)
개미 한 마리의 사랑스러움
탁월한 이야기꾼인 앤소니 드 멜로가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개미 이야기가 있다. 한 죄수가 독방에 갇혀 여러 해를 살고 있었다. 그는 아무도 못 보았고 말도 못해 보았으며, 식사는 벽에 나 있는 구멍으로 들어왔다.
어느 날 개미 한 마리가 그의 감방에 들어왔다. 그는 그 개미가 방을 기어 돌아다니는 것을 황홀해서 바라보며 묵상했다. 그는 그 개미를 좀 더 잘 관찰하기 위해서 손바닥에 놓고, 밥알을 한두 알 주고, 밤이면 자기 깡통 컵 아래 넣어 두었다.
어느 날 문득 그는, 자기가 개미 한 마리의 사랑스러움에 눈을 뜨기 위해 그 기나긴 세월을 독방에 갇혀서 보내야 했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그는 다행이다. 비록 독방에 갇혀 긴 세월을 보내야 했지만 개미 한 마리의 사랑스러움에 마침내 눈을 뜨게 되었으니 말이다. 한 평생의 삶이 다하도록 개미하고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눈부시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전혀 눈을 뜨지 못한 채 눈을 감는 이들도 아주 없지는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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