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90)
바보여뀌
누구 따로 눈길 주지 않으니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일부러 멈춰 손길 주지 않으니 얼마나 자유로운지
졸졸졸 흐르는 개울가 풀숲이나
벼 자라는 논둑
흔한 곳 사소하게 피어
매운 맛조차 버린 나를 두고
바보라 부르지만
아무려면 어떨까 나는 괜찮다
은은하고 눈부신
누가 알까
내가 얼마나 예쁜지를
하늘의 별만큼
별자리만큼 예쁜 걸
사랑하는 이에게 걸어줄 목걸이로는
사랑하는 사람 기다리는 등불로는
이보다 더 어울릴 것 어디에도 없는데
아무도 눈여겨보는 이 없어
아무도 모르는
몰라서 더 예쁜
이름조차 예쁜
바보여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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