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129)
봄날엔 가시도 순하다
두릅나무에선 두릅나무 순이
엉게나무에선 엉게나무 순이
제피나무에선 제피나무 순이
가시나무에 돋은 어린잎들마다
봄날엔 가시도 순하다
여리고 순한 가시잎을
끓는 물에 데치고
양념장에 버무린다
가끔은 뾰족해진 내 가슴에서 돋아나는 순도
여리고 순할 때 부지런히 뜯어서
씁쓸한 약으로 나물반찬으로
끓는 가슴에 데치고
맑은 눈물로 씻어서
사색의 양념장에 버무릴까
감사와 평화의 기도손 모아
순한 쌈으로 저녁밥상에 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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