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81)
빈 수레가 요란하다
우리 속담 중에는 신앙과 관련이 있는 속담들이 있다. 곰곰 생각해보면 신앙적인 의미가 충분히 담겨 있다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콩 심은데 콩 나고, 밭 심은데 팥 난다.’는 속담이 그렇다. 콩 심어놓고 팥 나기를 기도하는 것이 신앙이 아니다. 팥 심어 놓고 팥 안 날까 안달을 하는 것도 신앙이 아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도 마찬가지다. 피와 쭉정이는 제가 제일인 양 삐쭉 고개를 쳐들지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인격과 신앙이 익는 만큼 겸손도 따라서 익는다. 잘 익은 과일이 그렇듯이 그의 삶을 통해서는 향기가 전해진다.
신앙과 연관이 있다 여겨지는 속담 중의 하나가, ‘빈 수레가 요란하다’이다. 빈 수레일수록 삐거덕거리며 요란한 소리를 낸다. 하지만 짐을 제대로 실은 수레는 묵묵히 길을 간다. 요란을 떨지만 그 어떤 선한 열매도 찾아볼 수 없는 신앙인이 있다. 그런가 하면 유익한 열매들을 말없이 맺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어떤 짐을 싣고 어떻게 가는지는 세상이 안다. 굳이 우리가 요란한 소리를 따로 내지 않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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