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12)
무심한 사람들
어스름을 밟으며 동네 아주머니들이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지나가던 자가용 한 대가 서더니만 창밖으로 고갤 내밀며 한 아주머니한테 묻더란다.
“저런 아주머니들도 집에 가면 남편이 있나요?”
“지들이 우리가 농사 안 지면 무얼 먹고 살려고?”
한낮 방앗간 그늘에 앉아 쉬던 아주머니들이 그 이야기를 하며 어이없어 한다. 무슨 마음으로 물었던 것일까, 아무리 지나가는 길이기로서니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가뜩이나 서러운 삶을 그런 식으로 받다니. 무식한 사람들, 무심한 사람들.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얘기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두를 같은 품에 재워 (0) | 2020.07.01 |
---|---|
왜가리 할아버지 (0) | 2020.06.30 |
해바라기 (0) | 2020.06.28 |
슬픔을 극복하는 길 (0) | 2020.06.27 |
땅내 (0) | 2020.06.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