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13)
왜가리 할아버지
느긋한 날갯짓으로 내려앉아 어정어정 논가를 거니는
한 마리 왜가리인 줄 알았어요.
널따란 논 한복판 한 점 흰 빛깔.
흔한 일이니까요.
허리 기역자로 굽은 동네 할아버지 피 뽑는 거였어요.
난닝구 하나 걸친 굽은 등이 새처럼 불쑥 오른 것이었지요.
내려앉은 새처럼 일하시다 언젠지 모르게
새처럼 날아가고 말 변관수 할아버지.
<얘기마을> (199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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