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199)
낮아진 가슴
녹아서 일렁이는
마음의 물살은
낮아진 가슴으로 흐른다
무심히 길을 걷다가
발아래 핀
한 송이 풀꽃을 본 순간
애틋해지는 건
낮아진 가슴으로
사랑이 흐르는 일
제 아무리 어둔 가슴이라도
어딘가에 품은
한 점 별빛을 본 순간
아득한 그리움이 출렁이는 건
낮아진 가슴으로
사랑이 흐르는 일
내가 만난
가슴 중에서
가장 낮아진 가슴은
무릎을 꿇고 앉아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우던
예수의 손길에서 맴돈다
눈가에 고인
눈물 한 방울이
사랑으로 땅끝까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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