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51)
쥑이는 것두 하나님이요
“쥑이는 것두 하나님이요, 살리는 것두 하나님이니......”
지난여름 장마에 봄 작물을 모두 ‘절딴’ 당한 지 집사님은 그렇게 기도했었다. 대신 가을 농사만은 잘 되게 해 달라는, 반은 탄식이었고 반은 눈물인 기도였다.
그 넓은 강가 밭을 바다처럼 삼켜버린 가을 홍수가 무섭게 지나갔다. 밭인지 갯벌인지, 논인지 개울인지 홍수 지난 뒷자리는 구별이 안 됐다.
결국 수마는 지 집사님 기도 위로 지나갔다. 수원 아들네 다니러 가 길이 끊겨 아직 오지도 못한 지 집사님. 그를 만나면 무슨 말을 어떻게 건네야 하는 건지.
-<얘기마을>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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