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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선아의 믿음

by 한종호 2020. 11. 13.

한희철 얘기마을(143)


선아의 믿음




이젠 선아도 무릎을 잘 꿇습니다. 심방을 가 처음 예배를 드릴 때만 해도 안 꿇리는 무릎 꿇느라 벌어진 두 발을 손으로 잡아당겨 끙끙 애쓰더니, 이젠 무릎 꿇는 모습이 아주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선아는 꼭 목사인 제 흉내를 냅니다. 무릎 꿇는 것부터 찬송 부르는 모습까지, 말씀을 전할 때의 손 모양까지를 그대로 따라 합니다.


요즘엔 저녁에 식구들이 모여 있으면 저 혼자 성경 찬송을 갖고 나와 책을 펼쳐들곤 흥흥 찬송도 부르고 뭐라고 뭐라고 설교도 합니다. 그러면 온 집안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식구들이 선아의 그런 모습을 ‘아멘’으로 받아 주기도 합니다.


선아가 교회에 나온 건 연초 새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엄마, 아빠를 따라서입니다. 처음엔 엄마 품에 안겨 교회에 왔지만, 지금은 세 살 선아가 재롱 섞인 믿음으로 엄마 아빠를 이끌고 있습니다. 선아를 보는 마음이 여간 유쾌하질 않습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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