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275)
"엄마, 오다가 주웠어!"
아들이 "엄마, 오다가 주웠어." 하며
왕 은행잎 한 장을 내밉니다.
"와! 크다." 했더니
"또 있어, 여기 많아." 하면서
꺼내고
꺼내고
또 꺼내고
작은잎
찍힌잎
푸른잎
덜든잎
예쁜잎
못난잎
찢어진 잎
발에 밟혀 찢어진 잎
누가 줍나 했더니
아들이 황금 융단길 밟으며
엄마한테 오는 길에
공평한 손으로 주워
건네준 가을잎들
비로소
온전한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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