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 얘기마을(158)
막연함
귀래로 나가는 길, 길 옆 논둑에 한 청년이 앉아 있다.
군데군데 거름 태운 자국이 버짐처럼, 기계충처럼, 헌데처럼 남아있는, 풀 수북이 자라 오른 논 한 귀퉁이, 처박듯 경운기 세워두고 길게 내뿜는 담배연기.
퍼지는 담배 연기 따라 함께 퍼지는, 왠지 모를 안개 같은 막연함.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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