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165)
성지(聖地)
“한 목사도 성지 순례를 다녀와야 할 텐데.”
목회하는 친구가 성지순례를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어머니가 그러신다. 자식을 목사라 부르는 어머니 마음에는 자랑과 기대, 그리고 한 평생 지켜 온 목회자에 대한 경외심이 담겨 있다.
농촌목회를 해서 성지순례를 다녀올 기회가 없다 생각하시는 건 아닐까 싶어 어머니께 그랬다.
“성지가 어디 따로 있나요. 내가 사는 곳이 성지지요.”
혹 어떨지 몰라 어머니를 위로하듯 한 말이지만, 그 말을 삶으로 확인하며 살고 싶다.
내 사는 곳을 성지(聖地)로 여기며.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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