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과 땅

한희철의 얘기마을(199)


땀과 땅



사람·살다·사랑이란 말은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언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좋은 말이었고, 옳은 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땀과 땅도 같은 어원을 가진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땅은 땀을 흘리는 자의 것이어야 하고, 땀을 흘리는 자만이 땅을 지킬 수가 있습니다. 땀을 사랑하는 자가 땅을 사랑할 수가 있고, 땅의 소중함을 아는 이가 땀을 흘릴 수 있습니다. 그런 뜻에서 볼 때 땅의 주인은 마땅히 땀을 흘리는 자여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의로운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나름 많이 있겠지만, 그중의 하나는 땀과 땅이 갖는 관계의 정직함 여부입니다. 이따금씩 자가용 타고 나타나 투기용으로 사두는, 사방 둘러선 산과 문전옥답의 주인이 되어가는 건 아무래도 옳지 못합니다.


비지땀 흘려 농사짓는 이가 따로 있고, 가만히 앉아 땀의 결과를 반이나 차지하는 이가 따로 있다는 건 아무래도 바른 모습이 아닙니다.


땅의 주인은 땀 흘리는 자입니다. 땀 흘릴 마음이 없는 이는 땅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땀 흘리는 자가 땅의 주인이 될 때 비로소 이 땅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되는 것입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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