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무렵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김정옥 집사님이 교회에 들렸렀니다. 밥 해 날랐던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있었고, 손엔 들꽃을 한 다발 꺾어 들었습니다.
집사님은 제단의 꽃을 방금 꺾어온 꽃으로 갈았습니다. 때를 따라 다르게 피어나는 들꽃을 꺾어 집사님은 즐겨 제단을 장식하곤 합니다. 그 일을 당신의 몫으로 여기며 기쁨으로 감당합니다. 제단에 놓이는 들꽃은 그 수수함 하나만으로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제단에 꽃을 갈은 집사님이 예배당 마당으로 내려서더니 “어휴, 개똥!” 하며 벽돌 몇 개를 집어 들었습니다. 동네 아이들이 모여 노는 곳이다 보니 예배당 마당엔 동네 개들도 적지 않게 모이고 그러다보니 여기저기 개똥이 널리기 일쑤입니다. 며칠만 안 치워도 티가 날 정도입니다.
집사님은 벽돌을 가지고 이상한 모양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벽돌 두개를 양쪽으로 놓고 그 위에 벽돌 한 개를 가로질러 얹었습니다. 돌멩이를 두 개 놓고서 그 위에 벽돌을 올려놓기도 했습니다. 이내 서너 개의 작은 돌문이 세워졌습니다.
"아니, 집사님, 그게 뭐하는 거예요?"
아이들 소꿉장난하듯 돌을 세우는 집사님의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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