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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삼 세 번의 평화

by 한종호 2021. 7. 9.

 


진입로로 끼어드는 찰라
측방 거울을 스친다

속도를 늦추는 차가 보이면
얼른 진입을 한 후 삼 세 번

비상등으로 뒷차에게 보내는 신호
속도를 늦추어줘서 고맙다는 뜻

그러면 신기하게도 뒷차는 알아들었다는 듯 
우리는 사이좋게 달린다

그리고 가끔은 횡단보도 중간에서
보행 신호등을 놓친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때도 비상등으로 삼 세 번
이 순간 도로가 멈추고 뒷차가 고요하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걸음 속도에
삼 세 번이 부족할 때가 있다

그러면 또 삼 세 번
또 삼 세 번
삼 세 번

한 점이 되어 숨을 고르면
인도에 올라서서 평화의 숨을 고르신다

하늘 땅 사람
가슴에는 늘 삼 세 번의 숨이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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