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우리들의 노랫소리가
입에서 입으로
가슴에서 가슴으로
부르고 또 부르는
이 땅에 머리 둘 곳 없는, 정의야
이 깊은 밤에도
나는 깨어서
속울음을 운다
소리도 없이
문득 바라보면
울고 있는 건, 가슴이다
참되고 바른 너를
푸르고 밝은 너를
검게 더럽히고
까맣게 무시하며
비웃고
조롱하는
가짜 인생의 얼굴들이 떠올라
이 밤에도 나는 눈을 감지 못하고 있어
그렇지만 나는
한 번도 너를
내 텅 빈 가슴에서
내려놓은 적이 없단다
이렇게 애통하는 밤에도
내가 지금 숨을 쉴 수 있는 건
너를 품어 안으면
내 가난한 가슴도 따뜻하여서
좌로 우로
밤새 몸을 뒤척이면서도
새 날이 온다는 걸
새 아침이 온다는 걸
그리하여
해처럼 환한 얼굴로
부시시 잠에서 깨어날
참된 너의 얼굴을
마음으로 그리고 또 그리며
나는 너를 부른다
천 년의 세월 속에
아니 태초부터
살아 있는
가슴 가슴마다
깨어서 숨쉬는
정의야
촛불처럼 앉아서
어둠을 밝히는
고요히 앉아
생각하는 자리에는
언제나 네가 있고
내가 있지
이 푸른 땅에
민중의 넋이 주인 되는, 정의야
참되고
바른 얼굴
하늘 닮은
한국인의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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