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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용담정 때죽나무

by 한종호 2022. 5. 21.



앉을 자리를 찾느라
여러 날 궁리를 하다가

수운 선생의 숨결이 깃든
경주 구미산 용담정으로

계곡을 따라서
오르는 오름길에는

산길을 따라서
길벗처럼 서 있는 때죽나무

하얀 꽃이 피어 있고
더러는 땅에 내려앉아 있고

냇물에 내려앉아
다시 핀

하얗게 숨이 
차오르지 않도록

앞서 가려는 야망에
빨리 가려는 욕망에

발걸음마다 
고삐를 늦춘다

어디쯤에
잠시 머물러

나를 내려놓고
거칠어진 숨결을 고를까

해가 서산으로 
기울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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