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성서일과(9월 18일 일요일)
아모스 8:4-7, 시편 113편, 예레미야 8:18-9:1, 디모데전서 2:1-7, 시편 79:1-9, 누가복음 16:1-13
*꽃물(말씀 새기기)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이것이 우리 구주 하나님 앞에 선하고 받으실 만한 것이니.”(디모데전서 2:1-3)
*마중물(말씀 묵상)
디모데에게 전한 바울의 이 메시지는 대체적으로 큰 교회의 규모를 자랑하던 에베소 교회를 잠시 사역할 수밖에 없었던 청년 디모데를 향해서 양아버지의 역할을 감당하던 바울이 염려 반, 기대 반으로 보낸 편지라고 학자들이 추측한다. 로마의 속주였던 에베소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을 무시할 수 없었던 바울은 디모데에게 권력자들을 위해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라는 예배적인 차원의 지지를 행하라고 권했다.
높은 권력은 로마는 물론, 헤롯 아그립바와 같은 유대 분봉 왕 모두를 포함하는 대체어다, 지난 30년 이상 목양 현장에서 교우들과 부대끼며 목회자로 살면서 정말로 견디기 어려웠던 것은 정치적 색채가 완전히 극단으로 치우쳐 있는 근본주의적인 폭력을 가하는 자들과의 동거였다. 군사 독재를 미화하거나, 신군부 정권의 정권 탈취에 대하여 두둔하는 자들과의 동거는 정말 힘든 일 중에 하나였다. 수없이 경고했지만 거의 매일처럼 교회 사역의 단체 SNS 상에 정치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무조건 동의하라고 가하는 폭력은 견디기 어려운 고문이었다. 교회 질서를 위해 영적 리더십을 갖고 일련의 일들을 정리할 때 자기를 섬기며 기도해 준 담임목사에게 명예훼손에 인신공격을 가하며 정서적 폭력을 휘두르던 자들이 적지 않았다.
목사가 교회 공동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 맞지만 프란체스코 교황이 방한하여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족들을 향하여 했던 말 그대로 고통당하는 자들을 향해서 중립을 지킬 수 없었다는 그 토로가 절절하게 다가온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 국가 권력에 대한 기도다. 국민의 선한 선택으로 세워진 국가 권력에 대해 기도하는 것이야 마땅한 일이겠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참살하며 국가 권력을 탈취한 부류에 대해서까지 기도하라는 요구는 순종하기 쉽지 않다. 톨스토이의 말 대로 “국가 권력의 토대는 물리적 폭력이다.”라는 말을 100% 동의하지 않더라도 불의한 국가 권력에 대해서도 기도하라는 성경적 텍스트는 참 순종하기 쉽지 않은 명제다. 물론 바울이 본문과 로마서 13장에서 언급한 메시지를 변증할 준비는 되어 있지만 그래도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이건 기도해야겠다. 1980년 어느 날, 학교에 가려고 나서다가 교련복 입고 학교에 간다는 이유 하나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갈 뻔했던 그 심장 멎을 만한 암흑의 나라가 다시는 이 땅에서 재현되지 않도록 중보하는 것 말이다. 생지옥 같았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사지가 떨린다.
*두레박(질문)
하나님, 피히테 같은 괴물이 숭배하라고 한 전체주의적인 국가 이데올로기를 위해서 기도해야 하나요?
*손 우물(한 줄 기도)
하나님, 나는 내 나라가 상식적인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비상식을 상식으로 둔갑시키는 폭력에 굴복하는 나라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나비물(말씀의 실천)
나는 내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무엇을 해야지. 작은 글이지만 대한민국의 정신이 바르게 서도록 한 글자라도 바르게 쓰는 목사가 되어 보자.
*하늘바라기(중보기도)
하나님, 이 나라에 누가복음 4장 18-19절의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셔서, 가난한 사람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셔서, 포로 된 사람들에게 해방을 선포하고, 눈먼 사람들에게 눈 뜸을 선포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 주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는 말씀이 성취되게 하옵소서!
이강덕/제천 세인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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