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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1158

잊을 수 없는 만남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9) 잊을 수 없는 만남 그날 밤 그 만남은 잊을 수 없는 시간으로 남아 있다. 먼 곳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차에서 급한 전화를 받았다. 권사님의 아들이 다쳐 수술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집으로 오는 대신 병원으로 달려갔다. 권사님을 만난 것은 수술실 앞이었다. 순대 만드는 일을 하는 아들이 기계를 청소하던 중에 손이 기계에 빨려 들어간 것이었다. 기계를 멈췄을 때는 이미 손이 많이 으스러진 상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몸서리가 쳐졌다. 듣는 내가 그러니 어머니 마음은 어떠실까, 수술실 앞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기로 했다. 시간은 생각보다 더디 무겁게 흘러갔다. 어느 순간 중 권사님이 당신 살아오신 이야기를 했다. 언젠가는 꼭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 했다. 참으로 신산(辛酸).. 2019. 6. 10.
다만 당신께로 갈 뿐입니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8) 다만 당신께로 갈 뿐입니다 Equal-Time Point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것은 서진교 장로님을 통해서였다. 창천감리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할 때였다. 숙소에서 교회까지, 교회에서 숙소까지 나를 태워다 주신 분이 서장로님이었다. 장로님은 새벽에도 정한 시간에 맞춰 숙소로 찾아와 교회로 가는 수고를 해주셨다. 더없이 고마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는데, 덕분에 장로님과 차를 타고 오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장로님은 비행기를 모는 항공기 조종사 출신이었다. 삶의 경험이 전혀 다른 분들을 만나면 귀담아 들을 이야기가 많다. 장로님이 들려주는 비행기 혹은 비행에 관한 이야기는 신선했고 재미있었다.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동안 궁금했.. 2019. 6. 9.
오덴세와 조탑리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7) 오덴세와 조탑리 독일에서 살 때 몇 분 손님들과 함께 덴마크를 다녀온 적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자동차로 9시간 정도를 달리자 덴마크 땅이었다. 동행한 분들은 아무런 검문이나 검색 없이 국경을 통과하는 것을 너무나도 신기하게 생각했다. 덴마크를 찾은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가 오덴세 방문이었다. 오덴세는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고향이다. 클림트와 모차르트를 빼고 비엔나를 생각하기가 어렵듯이, 오덴세 또한 안데르센을 빼고는 말할 수가 없는 도시였다. 골목 구석구석까지 안데르센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안데르센이 죽었을 때 덴마크의 모든 국민들이 상복을 입고 애도했을 만큼 그를 아끼고 사랑했다니 당연한 일이겠다 싶기도 하다. 안데르센 기념관에는 안데르센에 관한 온갖 자료가 전시되어 .. 2019. 6. 7.
심방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6) 심방 심방을 시작했다. 이른바 ‘대심방’이다. (그렇다고 ‘소심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방을 흔히 대심방이라 부른다) 요즘은 세태가 바뀌어 가정으로 찾아가는 심방이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새로 등록하는 교우 중에서도 가정 심방을 받기 원하는 이들은 소수가 되었다. 생각하다가 가정심방을 하기로 했다. 시간은 오래 걸리고 피곤도 하겠지만, 가정 심방을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싶었다. 정릉교회에 부임해서 처음으로 하는 심방, 각 가정을 찾아 예배를 드리는 것만큼 서로를 잘 이해하는 길도 드물겠다 싶었다. 사진/송진규 최소 인원으로 찾아간다. 나와 아내, 그리고 심방 전도사가 동행을 한다. 부목사와 속장 등도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 각 가정을 찾아.. 2019. 6. 7.
향기로 존재를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5) 향기로 존재를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목양실에 올라와 앉으면 세상이 고요하다. 아직 만물이 깨어나지 않은 시간, 시간도 마음도 고요해진다. 설교를 준비하기에도 좋고, 글을 쓰기에도 좋고, 책을 읽기에도 좋은, 가히 아낄만한 시간이다. 때로는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그것조차 고요함을 깨트린다 싶으면 얼마든지 삼간다. 며칠 전이었다. 그날도 새벽기도회를 마치고는 목양실로 올라와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기 시작을 했는데, 어디선가 알 수 없는 향기가 전해졌다. 모르던 향기였다. 흔한 향기가 아니었다. 애써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그러느라 무심결에 드러났다 잠깐 사이 사라지는 향기였다. 내가 맡은 것은 그런 향기의 뒷모습이지 싶었다. 그럴수록 향기는 예사롭지가 않았다... 2019. 6. 6.
전도는 전도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4) 전도는 전도다 제자들은 길에서 다퉜다. 누가 가장 높은지를 두고서. 설마 모르시겠지 했지만 예수님은 아셨다. 무슨 일로 다퉜는지를 묻자 유구무언이다. 다투기 바로 전, 예수님은 당신이 당해야 할 고난을 일러주신 터였으니 스스로도 부끄러웠을 것이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첫째가 되고자 하면 그는 모든 사람의 꼴찌가 되어서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 그런 뒤 어린이 하나를 가운데 세우신 다음 그를 껴안아주시며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들 가운데 하나를 영접하면, 그는 나를 영접하는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영접하는 사람은 나를 영접하는 것보다 나를 보내신 분을 영접하는 것”이라고 하신다. 꼴찌가 되라는 것은 세상의 기준과는 정반대다. 어린이를 영접하.. 2019. 6. 5.
같은 길을 가면서도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3) 같은 길을 가면서도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면서 누가 가장 높은지를 다퉜던 제자들, 예수님은 모르실 거라는 제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예수님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모두 알고 있었다. 제자들이 서로 다퉜다는 것도, 무얼 두고 다퉜는지도. 주님은 우리가 기도를 해야 우리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겨우 알아차리시는 분이 아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새가 없는 곳에서 말하면 되고, 쥐가 없는 곳에서 말하면 아무도 모를 거라 생각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어디서 무슨 말을 하든 새와 쥐가 듣는 것이라면, 새와 쥐를 만드신 분이 우리가 하는 말을 모두 듣는 것은 지당한 일이다.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은 우리가 어디에서 어떤 말을 하건 모두 .. 2019. 6. 3.
답장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2) 답장 "한 목사님 갑자기 그리움 탑니다. 바람이 살랑거리는데 해가 막 넘어갑니다. 홍순관님의 노래 한 곡 들으며 해를 보냅니다." 멀리 부산에서 보내온 문자, 기쁨지기였다. 또 다시 여름이 다가오고 있고, 여름이면 어김없이 모이는 모임이 있다. 올해로 스물두 번째를 맞는 독서캠프다. 올해는 이야기 손님으로 김기석 형과 함민복 시인을 모시기로 했단다. 독서캠프는 유난을 떨지 않아 늘 소박하지만 소중한 밥상이다. 분주하게 하루를 보낸 뒤 아침에 답장을 보낸다. "길을 쓸고 마루를 닦는 이의 마음에 어찌 그리움이 없겠습니까? 먼 산 볼 때 누군가 빙긋 웃는, 그 선한 웃음 마음에 담기를 바랍니다." 2019. 6. 3.
하나님의 천칭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51) 하나님의 천칭 ‘한 사람이 소중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던 시간, 하나님의 천칭 이야기를 했다. ‘천칭’(天秤)은 ‘천평칭’(天平秤)의 약자로, 가운데의 줏대에 걸친 가로장 양쪽 끝에 저울판을 달고, 한쪽에 달 물건을 놓고 다른 쪽에 추를 놓아 평평하게 하여 물건의 질량을 다는 저울의 일종이다. 하나님의 천칭은 세상의 천칭과는 다를 것이다. 세상의 저울은 양쪽의 무게가 다를 경우 금방 저울이 반응한다. 저울의 한쪽은 솟고 한쪽은 가라앉는다. 하지만 하나님의 천칭은 다르다. 천칭 한쪽 저울판에 단 한 사람이 서고 반대편 저울판에 백 사람이 선다고 해도 저울은 한쪽으로 기울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흔들림도 없이 수평을 유지할 것이다. 설마 하늘의 저울이 고장이 났을까,.. 2019.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