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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The Cross 홍순관의 노래 신학(14) 십자가 The Cross 윤동주 시 / 채일손 곡 - 1978년 만듦, ‘새의 날개’ 음반수록 - 쫓아오든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어 있네(였습니다.) 첨탑尖塔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 갈 수 있을까(가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휫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왓든 사람(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여나는 피를 어두워(어)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이) 흘리리라(겠읍니다.) 1941년 5월 31일. 윤동주가 원고지에 참하게 써내려간 ‘십자가’ 원본 끝에는 시를 지은 날짜가 나와 있습니다. 해방을 맞고 전쟁을 지나 40년이 흘러 이 시는 노래로 다시 지어졌습니다. 백성과 세상을 향해 눈 감고 .. 2015. 4. 3.
하나님을 촛불로 만들지 말라 고진하의 마이스터 엑카르트와 함께하는 ‘안으로의 여행’(13) 하나님을 촛불로 만들지 말라 여러분이 늘 여러분의 유익만을 구한다면, 여러분은 결코 하나님을 발견하지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하나님만을 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무엇을 구했던가? 하나님만을 구했던가? 아니면 나의 유익을 구했던가? 목사인 내가 더 큰 교회건물을 짓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구한 것인가, 나의 유익을 구한 것인가? 목사인 내가 병든 교우가 낫게 해달라고 기도했다면, 그것은 하나님을 구한 것인가, 나의 유익을 구한 것인가? 고은비 그림 우리의 길잡이 엑카르트는 우리에게 스스로 이런 물음에 직면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드리는 기도 속에 내 자신의 욕심을 감추고 있는 경우가.. 2015. 4. 2.
레아, 오로지 남편 사랑 얻기 위해 아이들을 낳다(1) 이종록의 모정천리〔母情天理〕(12) 레아, 오로지 남편 사랑 얻기 위해 아이들을 낳다(1) 1. 레아라는 한 여자. 이 여인의 일생은 야곱을 만나면서 꼬이기 시작한다. 성경기자는 레아와 라헬을 이렇게 소개한다. “라반에게 두 딸이 있으니 언니의 이름은 레아요 아우의 이름은 라헬이라”(창세기 29:16). 우리는 레아와 라헬이 야곱을 만나기 전에 어떠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야곱이 그곳에 나타나면서 두 자매는 평생을 질투하고 경쟁(해야)하는 피 말리는 라이벌 관계로 변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다른 가족들과도 등지고 결국 야반도주하는 지경에 이른다. 야곱은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천부적 마이너스의 손임에 분명하다. 2. 야곱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기억하는 것, 즉 야곱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 2015. 4. 2.
‘못 살겠다 갈아보자!’ 김삼웅의 광복 70주년 역사 키워드 70(15) ‘못 살겠다 갈아보자!’ 한국의 민주주의는 초장부터 독재자의 몽둥이에 상처입고, 군인들의 군홧발에 짓밟혔다. 그런가 하면 운도 별로 따르지 않았다. 결정적인 시기에 야당 후보가 두 번 씩이나 급사한 것이다. 1956년 5월 15일 실시된 제3대 대통령 선거와 제4대 부통령 선거는 우리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야 후보가 직선에 의해 대결하는 ‘선거다운 선거’의 효시가 되었다. 집권당인 자유당은 이승만 대통령이 이기붕을 러닝메이트로 하고, 제1야당 민주당은 신익희 대통령 후보에 조병옥 부통령 후보, 혁신계의 진보당은 조봉암과 박기출로 각각 진용이 짜여졌다. 4사5입개헌 파동으로 이승만의 3선출마의 길을 튼 자유당은 공공연하게 이 대통령의 후계자로 등장한 이기붕을 .. 2015. 4. 2.
강 저쪽 편이 부럽지 않은 사람들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8) 강 저쪽 편이 부럽지 않은 사람들 전철 교각 밑 포장마차에서는 튀김을 비롯해 익힌 어묵이 나무꼬치에 가지런히 꽂혀 있었습다. 빠르게 지나는 자동차의 먼지가 아랑곳없는 그곳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이들이 허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파는 사람이나 사먹는 사람이나 모두 힘겨워 보입니다. 팔지 못하고 남은 것들은 다 어떻게 할까? 저렇게 잔뜩 만들어 놓고 손님이 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서글픈 염려에 사로잡힙니다. 다른 한편에는 길가에 내놓은 탁자들이 즐비한 채, 횟집, 고기집, 맥주 집 등이 서민들의 휴식처를 만들어 놓습니다. 강남 도심에는 그리도 흔한 카페 하나 없는 초라한 동네에 마을 사람들이 귀가를 잠시 늦추고 아쉬운 한잔들을 기울입니다. 서울 타워 팰리스 부근의 풍경은.. 2015. 4. 2.
민족의 성 금요일 성염의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15) 민족의 성 금요일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누가복음 11:11-34).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예수의 제자들은 자기네의 운명에 무엇인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음을 예감하였다. 스승 가까이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고 불안한 시선으로 주님의 표정을 지켜보았다. 성지 주일의 열띤 분위기에 휩싸이기도 전에 사도들이 들은 말씀은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그 한마디였다. 그 다음은? 아무것도 모른다. 이 민족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정국은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의 눈앞에는 희망에 찬 미래가 열릴 것인가, 아니면 비극의 역사가 반복될 것인가? 그에 따른 내 일신과 내 가족의 운명은 어찌될 것인가? 역사라는 것은 전.. 2015. 4. 2.
새파랗게 질려버려라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7) 새파랗게 질려버려라 “그러므로 내가 여전(如前)히 너희와 다투고 너희 후손(後孫)과도 다투리라 여호와의 말이니라 너희는 깃딤 섬들에 건너가 보며 게달에도 사람을 보내어 이 같은 일의 유무(有無)를 자세(仔細)히 살펴보라 어느 나라가 그 신(神)을 신(神) 아닌 것과 바꾼 일이 있느냐 그러나 나의 백성(百姓)은 그 영광(榮光)을 무익(無益)한 것과 바꾸었도다 너 하늘아 이 일을 인(因)하여 놀랄지어다 심(甚)히 떨지어다 두려워할지어다 여호와의 말이니라 내 백성(百姓)이 두 가지 악(惡)을 행(行)하였나니 곧 생수(生水)의 근원(根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저축(貯蓄)지 못할 터진 웅덩이니라”(예레미야 2:9-13). 류연복 판화.. 2015. 4. 1.
‘위대한’ 인간의 품성에 대하여 백소영의 다시 김교신을 생각한다(14) ‘위대한’ 인간의 품성에 대하여 - 1940년 12월 - 어려서부터 고난주간에는 꼭 독한 감기를 앓곤 했다. 환절기에 치르는 몸살일 터인데, 올 해도 거르지 않았다. 끙끙 괴롭게 누워 ‘머리’는 차질을 빚은 글쓰기와 밀린 연구를 걱정하고 있었는데, 누워 있는 상황이 비슷하다보니 마치 데자뷰처럼 ‘몸’은 작년 이맘때 고난주간의 괴로움이 떠올랐다. 2014년은 부활 주일이 꽤 늦은 편이어서 4월 중순도 훨씬 지나 고난주간을 맞았었다. 4월 16일, 세월호가 소중한 생명들을 304명이나 품고서 검은 바다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난 그 끔찍한 날 이후에, 우리는 고난주간을 맞았다. 이미 생존가능시간을 넘기고 있는 시점이었지만, 제발 한 생명이라도 더 살아라, 살아서 구조되라,.. 2015. 4. 1.
트루에 오르겔과 함께하는 “요한복음 산책” 트루에 오르겔과 함께하는 “요한복음 산책” 바람 속에 담긴 풀 냄새, 빗방울이 머금은 들판의 소식, 나무줄기 가운데 흐르고 있는 아주 작고 작은 시냇물 소리, 그리고 흙을 뚫고 세상을 향해 춤을 추고 있는 꽃씨들의 귀여운 몸짓이 보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꽃은 갑자기 피어나고 문득 돌아보니 풀은 들판에 자라나 거기 그렇게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나무는 어느새 푸른 잎사귀로 치장을 마친 듯이 보여집니다. 시인 신동엽은 어느 날 창가에서 밖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이런 시를 남겼습니다. 창가에 서면 앞집 담 너머로 버들잎 푸르다 뉘집 굴뚝에선가 저녁 짓는 연기 퍼져 오고 이슬비는 도시 위 절름거리고 있다 석간을 돌리는 소년은 지금쯤 어느 골목을 서둘고 있을까? 바람에 잘못 쫓긴 이슬방울 하나가 내 코 잔등.. 2015.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