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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가 홍포를 두른 까닭은? 이길용의 말씀 안으로(4) 산타가 홍포를 두른 까닭은? 인자가 자기 영광으로 모든 천사와 함께 올 때에 자기 영광의 보좌에 앉으리니 모든 민족을 그 앞에 모으고 각각 구분하기를 목자가 양과 염소를 구분하는 것 같이 하여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 그 때에 임금이 그 오른편에 있는 자들에게 이르시되,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 받으라.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이에 의인들이 대답하여 이르되, “주여, 우리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 2017. 12. 21.
움파와 움씨 김기석 목사님께(11) 움파와 움씨 김기석 목사님 안녕하세요? 목사님의 편지글을 모은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를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1980년대 이후 이런 형식과 문체의 글은 처음 읽은 것 같습니다. 무겁지 않아서 굳이 노트를 할 필요는 없지만 곱씹어 읽으면서 제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와 아내의 젊은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두 살 아래인 아내와 저는 종로구에 있는 오래된 장로교회 출신입니다. 물론 지금도 경기도 일산에 살면서 집 앞에 있는 교회에 출석하고 있지요. 어릴 때부터 ‘그냥’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마치 버릇처럼 말이죠. 그러다보니 저는 어느덧 안수집사가 되었고 아내는 권사로 피택되어 교육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주기율표, 하나님이.. 2017. 12. 20.
다만 노을이 되어 내일 아침의 빛나는 태양을 도울 뿐입니다 김기석 목사님께(10) 다만 노을이 되어 내일 아침의 빛나는 태양을 도울 뿐입니다 목사님의 편지 잘 읽었습니다. 목자의 지팡이와 막대기를 따르고 쳐다보는 양으로서는 참 가슴 뭉클한 편지였습니다. 따를 지팡이나 바라볼 막대기 찾기가 이리도 쉽지 않은 시대에 드문 반가움이요, 감동이었지요. 책을 받아 들고 무릇, 목사의 편지란 뻔한 스토리가 펼쳐질 것이 거의 틀림없다고 생각했기에 이내 지루한 상상을 떠올렸지요. 하지만 문장마다 진정성이요, 소박하면서도 해박한 사유의 깊이와 연민이 일렁이는 글을 대하며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사람을 품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음이요, 시대를 바라보지 않고는 나올 수 없음이요, 하나님을 향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글이었습니다. 이따금 제게 비친 목사님의 마음은 거친 것보다는 부.. 2017. 12. 18.
성탄전야의 유혈극 이길용의 말씀 안으로(3) 성탄전야의 유혈극 이에 헤롯이 박사들에게 속은 줄을 알고 심히 노하여 사람을 보내어 베들레헴과 그 모든 지경 안에 있는 사내아이를 박사들에게 자세히 알아 본 그 때를 표준하여 두 살부터 그 아래로 다 죽이니, 이에 선지자 예레미야로 말씀하신바, “라마에서 슬퍼하며 크게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니 라헬이 그 자식을 위하여 애곡하는 것이라 그가 자식이 없으므로 위로 받기를 거절하였도다.” 함이 이루어졌느니라.(마태 2:16-18) 설교 제목을 ‘성탄전야의 유혈극’이라 뽑았지만, 본문을 살피면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헤롯이 새로 태어날 이스라엘의 왕을 처단하기 위해 베들레헴 근방의 사내아이를 살해한 사건은 성탄 이후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상징하는 바와 성탄에 .. 2017. 12. 16.
명랑의 희망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38) 명랑의 희망-홀로 피어난 것이 홀로 가는 것들을 감싸는/ 환한 둘레가 되는 일- 1.불편당(不便堂)은 또 거기에 있었다. 불편한 것이 삶이라는 것. 그러니 불편(不便)을 편(便)으로 알고 살라는 ‘불편당.’ 가면서, 아니 가자는 말이 나와 가겠다고 약속을 해놓고 나서 나는 갑자기 그 노래가 생각나는 것이었다. 가난한 시인의 집에 내일의 꿈을 열었던외로운 고니 한 마리 지금은 지금은 어디로 갔나속울음을 삼키면서 지친 몸을 창에 기대고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미워졌다고날아도 날개가 없고 울어도 눈물이 없어 없어라이젠 다시 이제 다시는볼 수 없는 아아 우리의 고니. - (1983), 이태원 노래 그 고니는 나의 모습 그 노래는 나의 고백만 같았다. 2.나에게 삶은 똑 떨어.. 2017. 12. 15.
자기 자리를 지킨다는 것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43) 자기 자리를 지킨다는 것 숭의전을 찾아가는 길 곳곳에서는 많은 군인들이 훈련을 받고 있었다. 시커먼 칠로 얼굴을 위장한 채 완전군장을 하고 행군을 하고 있었다. 개미떼처럼 긴 행렬도 있었고, 특별한 임무를 띤 있는 것인지 소수의 인원이 움직이는 짧은 줄도 있었다. 모두가 귀한 집 자식들, 나라의 부름을 받은 젊은이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것이었다. 길을 걷다 보면 군인들의 행렬을 뒤따를 때도 있었다. 군인들에 비해 작은 배낭을 메고 총 대신 스틱을 들었지만 그들을 뒤따르다 보니 나도 예비역인데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분단의 땅이라는 것을 더욱 실감할 수가 있었다. 고려 충신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숭의전은 아는 사람에.. 2017. 12. 13.
목사님은 소리의 신학자이자 소리의 철학자이십니다 김기석 목사님께(9) 목사님은 소리의 신학자이자 소리의 철학자이십니다 1994년 이후 가장 덮다는 이 여름에 건강하신지요? 최근에 출간된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를 읽었습니다. 잠시 조용한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머리말에 해당하는 ‘초대의 글’에서 지금까지 즐겨 읽어 온 편지 형식의 작품들을 소개해주셨더군요. 전설로 남은 12세기 중세 수도사와 수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아벨라르와 엘로이즈》에서 시작하여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본회퍼의《옥중서간》, 그람시의《옥중수고》, 문익환 목사의《꿈이 오는 새벽녘》, 서준식의 《옥중수한》,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또 읽는’다고 하셨지요. 재작년에 타계한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 추모 음악회에서 그.. 2017. 12. 13.
먹물과 속물 동거시대의 알곡처럼 김기석 목사님께(8) 먹물과 속물 동거시대의 알곡처럼 목사님, 40년 또는 반세기만이라는 불볕더위 속에, 10년은 족히 되는 선풍기마저 고장 난 방에서 목사님의 책,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를 읽었습니다. 참, 책은 시기와 장소에 따라 읽는 맛이 다릅니다. 마침 박근혜 대통령이 8ㆍ15경축사에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을 비하하는 신조어들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헬 조선’ 등 세간의 유행어를 매몰차게 비판하던 뒤끝이라 목사님이 펴내신 책의 이 제목부터가 맘에 끌렸습니다. 모두 아는 바대로 ‘헬 조선’이란 유행어는 박근혜 정부 시기에 나온 ‘민중의 소리’인데, 여전히 남 탓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헬 조선’은 자살율 세계1위, 청년실업, 빈부격차, 안보불안, 출산율 세계.. 2017. 12. 11.
빼앗긴 성탄절 이길용의 말씀 안으로(2) 빼앗긴 성탄절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그 모친 마리아가 요셉과 정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 그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라 저를 드러내지 아니하고 가만히 끊고자하여 이 일을 생각할 때에 주의 사자가 현몽하여 가로되, “다윗의 자손 요셉아 네 아내 마리아 데려오기를 무서워 말라! 저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 아들을 낳으리니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 하니라. 이 모든 일의 된 것은 주께서 선지자로 하신 말씀을 이루려 하심이니 가라사대,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 이름은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하셨으니 이를 번역한즉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함이라.”(마태복음.. 2017.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