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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밀양>, 그리고 서지현 검사 영화 , 그리고 서지현 검사 - 어디서 구원은 올꼬? 최근 ‘미투’ 운동을 확산시키는데 기폭제가 된 서지현 검사의 지난 1월 29일 JTBC 뉴스룸에서 “가해자가 최근 종교를 통해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하고 다닌다고 들었는데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한 비판은 새삼 영화 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 은 절망의 끝자락에 선 한 여인이 어떻게 다시 일어서려 하는가를 보여준다. 주연 배우 전도연이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래 새삼 주목받은 작품이라는 점을 빼놓고, 이 영화는 사실 영화적 재미나 흥행의 기대를 갖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들이 대체로 어두운 삶을 드러내면서 관객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희망의 .. 2018. 2. 5.
외발로 선 시간의 은총 외발로 선 시간의 은총 한희철 목사가 DMZ 380km를 열하루 동안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얼마나 괴로웠으면…’이었다. 그가 어떤 처지에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주일까지도 길 위에 있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심증이 확증이 되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니구나. 글의 도입부를 읽으면서 가슴이 저릿해졌다. ‘이 착한 사람이 견디기 어려웠구나.’ 다른 이들의 아픔과 고통은 그 너른 가슴으로 덥석 품어 안더니, 벽 같은 현실 앞에서 얼마나 괴로웠으면 이런 무모한 여정에 나선 것일까. 그것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올레길이나 순례길이 아니라 분단의 상흔이 고스란히 새겨진 접경 지역을 말이다. 왠지 그 아픔을 알 것도 같기에 선뜻 그 글을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미루고 미루다가 글을 읽기 시작했.. 2018. 2. 2.
A Time to Kill A Time to Kill 이 사람이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예수께 여짜오되, “그러면 내 이웃이 누구오니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나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반 죽은 것을 버리고 갔더라. 마침 한 제사장이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고, 또 이와 같이 한 레위 인도 그곳에 이르러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가되, 어떤 사마리아인은 여행하는 중 거기 이르러 그를 보고 불쌍히 여겨 가까이 가서 기름과 포도주를 그 상처에 붓고 싸매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가서 돌보아 주고 이튿날에 데나리온 둘을 내어 주막 주인에게 주며 가로되 이 사람을 돌보아 주라 부비가 더 들면 내가 돌아 올 때에 갚으리라 하였으니 네 의견.. 2018. 1. 17.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가? 김순영의 구약지혜서 산책(14)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는가?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까. 하나님은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실까.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 구별 없이 느닷없이 닥치는 자연 재해나 대형 참사들, 그리고 대학살(홀로코스트)같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어떻게 설명할까. 때때로 인생과 세상사는 인간의 빛나는 지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봉착하곤 한다. 때문에 누군가는 고통과 하나님의 정의로운 통치 사이에서 방황한다. 해롤드 쿠슈너(Harold S. Kushner)라는 랍비는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때』(When Bad things Happen to Good People)라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책으로 남겼다.. 2018. 1. 11.
저마다 선 자리에서 등불 하나 밝히라는 것이지요 김기석 목사님꼐(13) 저마다 선 자리에서 등불 하나 밝히라는 것이지요 처음 책을 받아 보고는 훅 빨려 들어갔습니다. 라는 제목 때문이었겠지요. 자고나면 눈 뜨기가 겁나는 세상에, 오늘은 또 무슨 일이 터지나 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는 세상에서, “세상에 희망이 있느냐고 묻는 이들에게”라니요. 그 책은 마치 저 같은 이들 보라고 쓰인듯하여 책을 잡자마자 냉큼 머리말부터 읽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당신은 초장부터 이렇게 빠져 나가시더군요. “어떤 경우에도 내가 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7쪽). ‘흠, 그러면 그렇지. 목사라고 별 뾰족한 답이 있을라구…’ 약간은 심드렁한 기분으로 책을 읽어 나가다가 이 .. 2018. 1. 5.
부자, 낙타, 바늘귀 그리고 천국 이길용의 말씀 안으로(5) 부자, 낙타, 바늘귀 그리고 천국 예수께서 길에 나가실 새, 한 사람이 달려와서 꿇어앉아 묻자 오되, “선한 선생님이여 내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어찌하여 나를 선하다 일컫느냐?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선한 이가 없느니라! 네가 계명을 아나니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거짓 증거하지 말라, 속여 취하지 말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 하였느니라.” 여짜오되, “선생님이여 이것은 내가 어려서부터 다 지키었나이다!” 예수께서 그를 보시고 사랑하사 가라사대, “네게 오히려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으니... 가서 네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좇으라!” 하시.. 2018. 1. 3.
아픔에 부딪히는 능력이 희망을 만드는 길임을 김기석 목사님께(12) 아픔에 부딪히는 능력이 희망을 만드는 길임을 목사님, 인사도 하기 전에 먼저 ‘사람은 참 이기적이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목사님의 책을 읽으며 절망 속에서도 아픔을 공감하는 목사님의 능력을 보며 무심한 제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화들짝 놀라기도 했습니다만 한 문장, 한권의 책을 인용하시는 그 박학다식함에 시샘하며 지루한 읽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음 문장을 발견하고 밀려오는 뿌듯함에 책을 다시 보고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간사함에 놀라고, 그 간사한 사람이 저와 같은 목사라는 사실에 경악했습니다. 그냥 제 추측입니다만 제가 언젠가 SNS에 쓴 내용이 목사님의 책에 담긴 내용과 비슷해서 기뻤습니다. ‘사사화된 신앙의 문제’를 넘어 “어느 목사님이 SNS에 쓴 글.. 2017. 12. 27.
걷기를 마치며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45) 걷기를 마치며 갑자기 배가 고팠다. 그동안은 일부러라도 허기와 친해지고, 거친 밥과 친해지고, 불편한 잠자리에 친해졌던 시간들, 그런데 일정을 모두 마치고 나자 잊고 있었던 것이 떠오르듯 허기가 밀려왔다. 인근에 있는 식당을 검색해서 찾아갔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을 먹으라 했다고, 당신이 사는 것이라며 아내는 장모님의 뜻을 전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것’이라는 말 한 마디면 족했다. 무얼 먹어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 그런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 식당으로 가는 길, 뭔가 이상했다. 규민이가 차를 운전하는데 자동차의 속도가 낯설게 다가왔다. 두 발로 걷던 것과는 너무도 달랐다. 너무나 쉽게 너무나 많은 것들이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무엇인가를 .. 2017. 12. 26.
마지막 걸음 한 마리 벌레처럼 가는, ‘걷는 기도’(43) 마지막 걸음 〈세익스피어 맥베드에 “숲이 움직이면 전쟁을 준비해야 된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지금 걸어 내려오시는 그 벌판 가득 중공군이 풀을 꽂고 남하할 때 임진강 건너 영국 크러스터 대대는 그 대목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벌판에서 한 많은 임진강 전투를 생각하시면 덜 피곤하실 겁니다. 신장남교는 새로 놓은 것이고, 옛날 다릿발 하나를 우기고 우겨서 남겨놓았습니다.(2월까지 있었는데, 아직 있겠지요.) 그 다리 밑 두지나루에 황포돛배가 있었는데 돈벌이가 안 되니까 없앤 모양입니다. 요샌 북한이 황강댐을 열었다 닫았다 물장난을 하는 바람에 임진강 황복은 고사하고 참게까지 최악의 세월이랍니다. 혹시 宗漁라는 물고기를 아세요? 다음에 뵐 때 얘기해 드릴게요.>.. 2017.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