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105)

 

떨어진 손톱을 집으며

 

책상 위에서 손톱을 깎으면 잘린 손톱이 이리저리 튄다. 펼쳐놓은 종이 위로 얌전히 내려앉는 것들도 있거니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튀어 숨는 것들도 있다. 손톱이 잘리는 것도 몸에서 떨어져 나가는 배제의 아픔일지, 사방으로 튀는 손톱은 비명을 지르는 것도 같다.

 

 


손톱을 깎고 나면 눈에 보이는 손톱을 찾아 치우느라 치우지만 때로는 뒤늦게 발견되는 손톱이 있다. 뒤늦게 발견된 손톱을 치우기 위해 취하는 동작이 있다.

 

두 번째 손가락 끝으로 꾹 누른다. 꾹 눌러 손톱을 들어 올린다. 들어 올린 손톱이 떨어지면 이번에는 조금 더 세게 손톱을 누른다. 누른 만큼, 손가락 끝에 박힌 만큼 손톱은 달라붙는다.

 

내게서 멀어진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를 더욱 내게 밀찰 시키는. 다시 멀어질 때에는 내게 자국이 남을 만큼 더욱 받아들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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