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1)
작은 배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목양실로 올라와 책상에 앉아 뭔가를 하다보면 서서히 아침이 밝아온다. 이젠 겨울, 급한 무엇 있겠냐는 듯 느긋하게 밝아온다.
오늘도 그랬다.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고 있는 중에 아침이 밝아왔다. 잠깐 일을 멈추고 커피를 마시는데 비둘기 두 마리가 맞은 편 전깃줄 위로 날아와 앉았다. 비둘기가 저렇게나 큰 새였나 싶을 만큼 덩치가 큰 비둘기였다. 그런데 비둘기는 무슨 맘을 먹은 것인지 목양실 창문 난간으로 날아왔다. 전선과 난간의 거리가 가까워 폴짝 뛰는 것 같기도 했다. 난간이래야 좁은 공간, 그래도 그 공간으로 날아오자 비둘기가 창문과 닿을 정도였다.
퍼뜩 드는 생각이 있어 음악을 틀었다. 첼로 연주곡이었는데 볼륨을 높였다. 원래 그런 것인지 음악을 들어서인지 비둘기가 박자를 맞추듯 난간 그 좁은 공간을 오갔다. 그러다가 불편했던지 다시 전깃줄로 자리를 옮긴다. 음악을 감상하기엔 그만한 거리가 적당했던 가 보다. 오선지를 닮은 전선 위에 앉아 첼로 연주를 듣는 비둘기들, 피식 웃음이 나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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