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3)
그 길을 걷지 않으면
원주 청년관에서 열린 북콘서트, <작은교회 이야기>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자연스럽게 단강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모임에 참여한 이들 중 목회자가 절반쯤, 교우들이 절반쯤이 된다는 말을 듣고 이야기를 ‘두 개의 강’으로 마쳤다. 단강에서 보았던 그 중 아름다운 풍경으로, 박보영 집사님이 곡을 붙여 내게는 흥얼흥얼 노래로도 남아 있는 짤막한 글이다.
바다까지 가는 먼 길
외로울까봐
흐르는 강물 따라
피어난 물안개
또 하나의 강이 되어
나란히 흐릅니다.
나란히 가는
두 개의 강
벌써
바다입니다.
-두 개의 강
목회자와 교우와의 만남이 두 개의 강처럼 은총의 바다를 향해 흘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 마음을 전하며 하고 또 하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글을 쓰다보면 그 글을 썼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문장이 있어요. 처음 글을 쓸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문장을, 거기까지 글을 썼기 때문에 만나게 되는 것이지요. ‘두 개의 강’에서는 마지막 구절이 그랬어요. ‘벌써 바다입니다’라는 구절 말이지요. 그 말을 떠올리고는 저도 즐거웠습니다.
함께 지내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처음 만났을 때는 기대하지 못했던 즐거움과 소중함을 함께 지냈기 때문에 발견하게 되는 것 말이지요. 함께 걷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을 마음껏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그 말을 하고 보니 그 자리에 모인 모두도 은총의 바다로 가는 강 같았다. 그곳에서 만나 비로소 그 자리 그 만남이 은총의 강임을 깨닫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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