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4)
용한 재주
아가페 위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주일마다 교우들의 점심 식사를 준비한 고마운 분들이다. 적지 않은 교우들이 주일오전예배를 드린 뒤 점심 식사를 한다. 그 많은 인원의 식사를 준비해야 하니 얼마나 고된 일일까. 일 년 동안 묵묵히 감당해 준 교우들이어서 고마운 마음이 컸다.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 교우가 웃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즐겁게 일을 해왔지만 때로는 속상할 때도 있었다는 것이다. 수고하는 이들의 진심과는 전혀 다른,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한 푼이라도 아끼려 발품을 팔아 음식을 준비하면 싼 것으로 했다고 핀잔을 하는 식이었다.
모두의 마음이 같았으리라. 봉사를 하다보면 그런 서운함과 무심으로 인해 생긴 상처들이 왜 없겠는가. 가볍게 털어놓은 속내에 가볍게 대답을 했다.
“그런 용한 재주를 가진 이들이 있는 것 같아요. 같은 걸 봐도 용케 안 좋은 것만 보고, 같은 말을 해도 용케 안 좋은 말만 골라서 하는, 특별한 재주를 가진 이들 말이지요.”
모두들 가볍게 웃었다. 가벼운 웃음이 무거웠던 마음들을 털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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