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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문을 여는 방법

by 한종호 2019. 11. 29.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6)

 

문을 여는 방법

 

닫혀 있는 문을 여는 방법에는 두어 가지가 있다. 문을 부수는 것이 아니라면 두 가지라 해도 되겠다. 하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는 방법이다. 열쇄로 열든 비밀번호를 누르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집의 주인이 당연히 선택하는 방법이자 주인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문을 여는 다른 하나는 문을 두드리는 일이다. 손으로 문을 두드리거나 초인종을 누른 뒤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내가 할 일을 하고는 주인이 문을 열어줄 때를 기다려야 한다. 열쇄가 없고 비밀번호를 모르는 이로서는 당연한 일이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며 신앙에 대해 생각한다. 신앙도 마찬가지구나 싶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신앙을 은총의 문을 여는 열쇄를 얻거나 비밀번호를 배우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신앙을 단순한 공식이나 공정으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신앙의 참된 의미는 문이 열리는데 있다. 은총의 문은 내가 여는 것이 아니라 내게 열려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은총을 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이다. 나는 은총을 받아 누릴 뿐 은총의 주인이 아니다.

 

은총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쇄를 달라고 떼를 쓰거나 비밀번호를 가르쳐달라고 조를 것이 아니라, 자격 없는 나에게 긍휼로 열어주시는 은총의 문을 감사함으로 들어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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