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28)
낫게와 낮게
책을 읽다말고 한 대목에 이르러 피식 웃음이 났다. 재미있고 일리가 있다 싶었다.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립보서 2:3)라는 말씀이 있다. ‘낫게’ 할 때 ‘낫’의 받침은 ‘ㅅ’이다. 그런데 그 받침을 ‘ㅈ’으로 바꾸면 뜻이 엉뚱하게 바뀌게 된다. ‘낮게’가 되기 때문이다.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는 것과, ‘낮게’ 여기는 것이 어찌 같은 수가 있겠는가.
‘낫게’와 ‘낮게’는 묘하게도 발음이 같다. 다른 이를 나보다 ‘낫게’ 여기는 것과 나보다 ‘낮게’ 여기는 것에는 별 차이가 없을지 모른다. 얼마든지 말로는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긴다 하면서도 마음이 그렇지 못하면 결국은 ‘낮게’ 여기게 되는 것이다. 말로 마음을 가릴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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