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37)
찾아오는 손님 모시듯
‘좋은날 풍경’ 박보영 집사님이 노래 하나를 보내주었다. 흔하게 쓰는 카톡을 통해서도 노래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여전히 신통방통이다.
‘봄’이라는 노래인데, 명함처럼 생긴 종이 위에 노랫말을 손 글씨로 적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곁에 찾아왔지만 놓치고 있는 봄의 정취를 나눌 겸 아는 이들에게 노래를 보냈다. 나도 노래를 보낼 수 있다니, 이 또한 신통방통!
행여
꽃잎 떨굴까
내리는 봄비
조심스럽고
행여
미안해할까
떨어진 꽃잎
해맑게 웃고
오래 전에 쓴 짤막한 글이다. 비에 젖은 채 떨어진 예쁜 꽃잎을 보다가 지나가는 생각이 있어 옮긴 것인데, 우연처럼 글자 수가 맞았다.
더러는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나를 찾아오는 손님을 만나듯 글을 쓸 때가 있다. 그렇게 써지는 글에 오히려 마음이 오롯이 담긴다. 나를 찾아오시는 손님일랑 언제라도 정성으로 모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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