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176)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
하나의 노래를 불러요
하나의 노래를
울 할아버지들은
쌀 한 가마니에 오원의 노래를 부르셨지요
내 어린 날에는
과자 한 봉지에 백원의 노래를 불렀고
"엄마~ 백원만"
내 어린 아들은
배가 불러도 천원의 노래를 부르고
"엄마~ 천원만"
중학생 딸아이는
아침부터 만원의 콧노래를 부르지요
"엄마~ 저녁밥 사 먹게 만원만"
허기진 청춘들은
한 달 꼬박 일해서 번 돈 백만원에 휘파람을 부는지
길을 잃은 어른들은
숨 넘어가는 억소리에 어깨춤을 추어도
허리뼈가 굽으신 할머니는
폐지 1키로에 이십원을 주우셔야 해요
세월의 강물은 흘러만 가는데
우리들은 왜 이렇게 하나에서 멀리 떠나왔는지
나는 오늘도 이슬 한 방울의 힘으로
세월의 물살을 거슬러 피어올라
그 하나를 찾으려
밤하늘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밤하늘엔
하나의 달이 밝아서 다행이예요
새벽이면
하나의 해가 어김없이 떠오르고요
아무리 어둔 가슴일지라도
어딘가엔 오래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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