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얘기마을(208)
흙에 대한 그리움이라니!
드문 눈이 실컷 왔고 한동안 차가 끊겼다.
묘한 갇힘
저녁때였다.
누군가 찾는 소리에 나가보니 한 청년이 서 있다. 모르는 이였다. 신발이 다 젖어 있었다.
전날 밤기차를 타고 달랑 주소 하나만 가진 채 먼 길을 왔다. 경남 남해. 눈 때문에라도 까마득한 거리로 느껴졌다. 거기다가 헤매기까지 했다니.
여자 혼자서 어딘지도 모르는 낯선 길을, 큰 무모함.
그가 ‘흙’ 얘길 했다. ‘흙’이 그리웠던 것일까.
흙, 흙에 대한 그리움이라니!
-<얘기마을>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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