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하늘은
저 위에만 있지 않고
내 손끝에도 있고
내 발밑에도 있고
내 뼛속에도 있고
내 가슴속에도 있어서
내가 처음 시를 쓰려고
두 눈을 감았을 때
맨 처음 본 하늘은
온통 어둠과 혼돈이었는데
그리운 얼굴 하나 문득
한 점 별빛이 되었고
그런 밤하늘과 나란히
나도 한 점이었지
그런데 지금은
늘 있는 그대로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온통 크고 밝은
참 빈 하나의 방 뿐이다
침묵이
침묵으로 말하는 방
고독이
고독으로 숨쉬는 방
참 찾아 예는 길에
너무나 바라본 하늘
사무치도록
참을 찾아서
참든 내 맘에
참 빈 하나를 모신다
*참 빈 하나(다석 류영모의 詩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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