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몸이 저울축 by 한종호 2022. 3. 13. 열 살 아들과 엄마가 장을 보고 집으로 가는 길에 비닐 봉투 하나 종이 가방 하나 엄마 손에 든 짐을 아들이 모두 다 달라며 둘 다 한 손으로 다 들겠다며 다 들 수 있다며 두 짐을 든 주먹손 뒤로 빼며 빈 손으로 엄마 손을 잡습니다 몇 발짝 걷다가 좀 무거운지 잠시 주춤 짐을 바로 잡길래 "엄마가 하나만 들어줄까?" 아들이 걸음을 멈추더니 한 손엔 비닐 봉투 다른 손엔 종이 가방 두 손에 나누어 들고서 열 살 몸이 저울축이 되어 곰곰이 묵묵히 저울질을 합니다 그러고는 종이 가방을 내밉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무거웠는지 궁금해진 엄마도 멈추어 서서 양 손에 하나씩 들어보자며 엄마 몸도 똑같이 저울축이 됩니다 무게가 엇비슷해서 잘 분간이 되지 않지만 이번에는 검정 비닐 봉투 말고 하얀 종이 가방을 엄마에게 건넨 그 마음이 문득 궁금해집니다 푸른 하늘에 뜬 흰구름처럼 공유하기 게시글 관리 꽃자리 저작자표시 '신동숙의 글밭 > 시노래 한 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32) (0) 2022.03.19 이 봄을 몸이 안다 (0) 2022.03.14 지푸라기 한 올 (0) 2022.02.23 참 빈 하나 (0) 2022.02.21 바람아 (0) 2022.02.20 관련글 봄(32) 이 봄을 몸이 안다 지푸라기 한 올 참 빈 하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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