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알에서 움튼
어린 싹이 하품하는 아침
이내 푸른 숨결로 어루만지는
굳은살 박힌 옹이마다
꽃이 피네
꽃이 피네
씨알에서 태어났지만
씨알을 저버린 적 없는
지고지순한
한마음 자리가
해처럼 떠올라
하루를 밝히고
씨알을 품고 품으며
한 평생 부르는 노래가 꽃으로 피어나듯
안으로부터 피어나는 혁명
자연의 순리를 생각하다가 잠이 들어도
가지마다 잎을 떨구는 이 가을밤에도
그친 적 없는 씨알의 노래를
성실한 바람이 듣는다
맑은 별 하나가 듣는다
한바탕 꽃이었다가
진 자리마다 열매를 맺고 떨군
맨 끝자리에는 언제나
맨 처음 씨알이 무수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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