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숙의 글밭/시노래 한 잔

새벽별이 춤춘다

by 한종호 2024. 12. 31.

 



어둔 밤
겨울밤

12.3 계엄의 어둠과 혼돈을 뚫고서
집밖으로 뛰쳐 나온 소중한 별들

오늘밤도 까만 겨울밤 
하얀 찬바람이 언 볼을 스칠수록
더욱 아름답게 반짝이는 눈망울들

흰별, 
초록별, 파랑별

노랑별, 
분홍별, 보라보라

모두들 가슴에는 
단 하나의 염원

하나의 목소리로 
서로를 비추며 빛나는 새벽별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별은 더욱 밝게 빛나는 법이라는 
진실을 보여주려는 듯

어둠과 어둠은 모일수록
더욱 짙은 어둠 속으로 사라질 뿐이라는 
정의를 보여주려는 듯

빛과 빛은 모일수록 
더욱 환하게 밝아져

곧 
밝은 아침이 오는 소식이라며

세상의 모든 잠자던 생명들을 깨우는
새벽별들의 맑은 노랫소리 

하늘 가득 울리는 개벽
새 날 새 생명의 종소리

그 옛날 새벽별을 보고 깨우친
석가모니의 오도송 같은 법문처럼

오늘 아침에도 
잠자던 엄마의 새벽을 깨운

말구유 아기 예수의 
우렁찬 울음소리 같은 복음처럼

집집마다 소중한 새벽별들이
이 땅의 지축을 들썩일 듯 

하나의 염원
하나의 목소리로

어둠을 뚫고
새벽별이 춤춘다

'신동숙의 글밭 > 시노래 한 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얀 눈꽃송이보다 먼저 내려앉은  (0) 2025.01.13
씨알을 품고 품은 꽃  (0) 2024.10.29
진수성찬, 내게 그것은  (2) 2024.10.22
화엄경은 바흐와 함께  (1) 2024.09.19
한 잎의 가을  (1) 2024.09.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