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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경전 (經典) 신동숙의 글밭(243) 내 마음 경전 (經典) 오솔길 나무 그림자 보면서 시시하다고얼마나 많이 지웠나 물 웅덩이 하늘 그림자 보면서 싱겁다고얼마나 많이 버렸나 본래 마음내 마음 경전(經典) 그림자가 품고물 웅덩이가 품는다 2020. 10. 2.
광철 씨 한희철의 얘기마을(101) 광철 씨 지난 가을의 일입니다. 아침부터 찬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김남철 씨가 회사로 출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지난해 마을 보건소장님과 결혼한 김남철 씨는 원주에 있는 한 건설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트럭을 몰고 출퇴근을 합니다. 강가 길을 신나게 달려 조귀농 마을로 접어들 때였습니다. 앞에 누군가 비를 맞고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이기도 했고 빗속 우산도 없이 누가 웬일일까 싶어 차를 세웠습니다. 보니 광철 씨였습니다. 마른 몸매의 광철 씨가 그냥 비를 맞아 온 몸이 젖은 채로 걸음을 멈췄습니다. 광철 씨는 일을 하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전날 무 뽑는 일을 하겠다고 일을 맞췄던 것입니다. 그만한 비라면 일이 미뤄질 만하고, 안 가면 비 때문이려니 할 텐데,.. 2020. 10. 2.
강가에서 한희철의 얘기마을(100) 강가에서 점심상을 막 물렸을 때 어디서 꺼냈는지 소리가 사진 한 장을 들고 와서는 “아빠, 바다에 가자.” 하고 졸랐습니다. 무슨 얘긴가 싶어 사진을 봤더니 언젠가 강가에 나가 찍은 제 사진이었습니다. 이제 두 돌이 지난 소리는 아직 강과 바다를 구별 못합니다. 얼핏 내다본 창 밖 봄볕이 따사롭습니다. “좋아, 가자.” 신이 난 소리가 벌써 신발을 챙겨 신고 문을 나섭니다. 아내가 규민이를 안고 나섰습니다. 흐르는 냇물을 따라 강가로 갑니다. 냇물 소리에 어울린 참새, 까치의 지저귐이 유쾌하고, 새로 나타난 종다리, 할미새의 날갯짓이 경쾌합니다. 서울에서 있는 결혼식에 대부분의 마을 분들이 올라간 탓에 그 넓은 강가 밭이 모처럼 한적합니다. 파란 순이 돋아 나온 마늘밭이 당근 .. 2020.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