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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산책길에서 만난 길벗들 욥기 산책길에서 만난 길벗들 초대받은 사람들 김기석을 따라 같이 욥기산책을 하다보면 동서고금의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중에는 욥기 전문가는 별로 없는데, 욥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이들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이들이 한 때 어디선가 한 말이 독자들의 욥기 이해에 얼마나 큰 빛을 비추는 지를 꾸준히 밝히면서, 그들을 일일이 소개한다. 이 책을 다 읽는 동안 독자들은 적어도 90여명 이상의 길벗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초청을 받은 이들 중에는 단연 시인들이 많다(다니카와 슌타로, 단테,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소동파, 엘리어트, 파블로 네루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호메로스, 횔덜린, 구상, 기형도, 김승희, 도종환, 박두진, 윤동주, 윤석산, 이문재, 이정록, 정진규, .. 2016. 12. 8.
밧세바는 강간당한 것인가, 유혹한 것인가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16) 밧세바는 강간당한 것인가, 유혹한 것인가 “모호하게 보이는 것들에서 우리는 뭔가를 깨달을 수 있다”라고 말한 자끄 라깡의 한 마디처럼 모호함은 텍스트 해석의 실마리가 되곤 한다. 모호성은 일상 언어와 과학의 영역에서 환영받지 않지만, 문학의 옷을 입은 텍스트의 모호성은 독자를 미묘한 언어게임의 장으로 불러들인다. 예컨대 다윗의 드라마에서 도덕적으로 가장 큰 문제였던 이른바 밧세바와의 간음 사건에서도 모호성이 포착된다. 단 한 절만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사무엘하 11장 전체 맥락에서 왕의 권력을 남용한 다윗의 일방적인 강간행위는 아니었는가를 질문하게 만든다. 다윗의 간음 이야기는 이스라엘과 암몬과의 전쟁이 진행되는 폭력의 상황 가운데(10장; 12:16-31) 다윗의 궁전에.. 2016. 12. 6.
하나님은 ‘권력의 화신’인가? 한종호의 너른마당(56) 하나님은 ‘권력의 화신’인가? 정국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든 대통령과 부역 세력들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한쪽에서는 신음과 절규가 흐르고 터지는데, 이 와중에도 다른 한쪽에서는 자기들의 손익계산에 바쁜 채 서민들이 겪는 고통을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가진 자와 지도자들이라는 사람들이 이 땅에서 누리는 권리와 특권과 지위와 부, 그리고 대접은 끝이 없는데, 그 밑에서 힘겹게 하루하루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삶은 매일 무너져 내리고 있다. 권력과 부를 쥔 이들은 제 몫을 하나라도 더 챙기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도 이른바 대형교회 목사들은 이럴 때일수록 기도하잔다, 위에 있는 권세에 더욱 복종하잔다. 그러면서 가진 자들의 자리에 서서 가지지 못한.. 2016. 12. 5.
누구 말이 들어맞는지 무릎 꿇고 손가락으로 읽는 예레미야(68) 누구 말이 들어맞는지 “그런즉 칼을 피(避)한 소수(少數)의 사람이 애굽 땅에서 나와 유다 땅으로 돌아오리니 애굽 땅에 들어가서 거기 우거(寓居)하는 유다의 모든 남은 자(者)가 내 말이 성립(成立) 되었는지, 자기(自己)들의 말이 성립(成立)되었는지 알리라”(예레미야 44:28). ‘콩알로 귀를 막아도 천둥소리를 못 듣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콩과 같이 작은 것이 큰 천둥소리를 막듯이, 작은 것도 잘 활용하면 큰일에 도움이 된다’고, 한 속담 사전에서는 위의 속담을 그렇게 풀고 있다. 작은 것의 유용함을 이르는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해 볼 여지가 크다. 콩알만큼 작은 것이 귀를 막아도 천둥소리를 못 듣는다. 아무리 옳은 말이 천둥소리처럼 크.. 2016. 11. 26.
아비가일, 아름답고 총명하고 노련했다 구약성경 속 여성 돋보기(15) 아비가일, 아름답고 총명하고 노련했다 다윗에게는 아름답고 총명한데다 용감하고 민첩한 아내가 있었다. 한때는 나발의 아내였던 아비가일이다(사무엘상25장). 때는 주전11세기 사울 왕의 통치 시대였지만, 이미 그의 시대는 기울고 있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추적하던 끝자락에서, 그는 다윗이 차기 이스라엘 왕이 될 것을 시인했다(24:20-21). 이즈음 사울을 왕으로 세웠던 예언자 사무엘의 죽음과 그의 장례식이 있었다. 이후 다윗은 시내 반도 북쪽 바란 광야로 이동한다(25:1). 이때 다윗이 사울을 피해 은신처로 이용한(23:24) 마온에는 큰 재산가 나발이 살고 있었다. 그는 목초지 갈멜에서 양 삼천 마리, 염소 천 마리의 털을 깎고 있었다(2절). 그는 갈렙 족속의 .. 2016. 11. 23.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역사가 되어야 한종호의 너른마당(48) 살아 움직이는 현실의 역사가 되어야 11월 12일, 촛불의 바다에서 민심은 그렇게 일렁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날을 1987년 6.10 항쟁과 비교하곤 합니다. 그러고 보니 내년(2017년)은 6월 항쟁 민주화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치열했던 시대의 함성은 이제 역사의 육성이 되었고, 현실은 새롭게 변모했습니다. 자유는 넘쳐나고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자는 어딘가 모자라는 사람이 된 듯싶습니다. 2007년의 6월은 그런 세상의 변화 앞에서 어쩌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자처럼 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암울했던 시대에 우리는 적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었고, 누구와 손을 잡고 역사 앞에서 행동하면 되는지 모르지 않았습니다. 권력의 위협 앞에서 낮은 목.. 2016. 11. 14.
다윗 왕의 아내, 미갈의 최후를 아시나요? 구약성경 속 여성돋보기(14) 다윗 왕의 아내, 미갈의 최후를 아시나요? 다윗은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었다. 그의 통치 기록은 구약의 사무엘서, 열왕기서, 역대기서에 걸쳐 나타난다.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왕으로 평가받는 다윗의 성공적인 왕의 궤적은 그의 아내들에 의해 지원되고 강화되었다. 그런데 다윗의 여성들과의 관계는 미심쩍고 의외적인 구석이 있다. 그에게는 여덟 명의 아내와 여러 명의 첩들이 있었다. 여러 처첩을 둔 것은 의로운 지도자보다는 제왕적 권력자로 보이게 한다. 그의 권력 주변부에는 주목받는 세 명의 여성들이 있다. 다윗의 첫 번째 아내이자 사울 왕의 딸 미갈, 부유한 지주의 아내였던 아비가일, 그리고 다윗의 충신 우리야의 아내였던 솔로몬의 모친 밧세바다. 이들 중 비극적인 주인.. 2016. 11. 8.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영성의 무기력함 역사와 현실을 외면한 영성의 무기력함 모든 생명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시간과 더불어 명멸(明滅)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역사를 알고자 하는 것은 그 생명의 시간이 기록해놓은 의미를 되새겨보고 그 위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갈망에서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역사에 대한 되새김이 없는 존재는 그 생명의 성장을 바라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므로 역사에 대한 앎을 억압하는 것은 생명을 억압하는 것과 같다. 진시왕이 분서갱유(焚書坑儒)를 통해서 역사를 짓밟으려 한 것은 생명을 멸시한 소행이었고,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의 역사적 생명을 단축시키고 말았다. 이는 무엇을 말함인가? 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안목을 기르지 못하는 인생과 공동체는 그 생명을 새롭게 발전시키는데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음을 뜻.. 2016. 11. 1.
종교개혁은 종교회복이다 종교개혁은 종교회복이다- 종교개혁 499주년을 기념함 - 왜 종교개혁이 일어나야만 했는가? 자유인교회엔 네 가지 기념주일이 있다. 창립기념주일, 부활기념주일, 종교개혁기념주일, 성탄기념주일이다. 특별한 행사를 따로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별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기념(記念)’이라 이름 붙인 말 그대로 오래도록 잊지 않고 가슴에 새겨 간직한다는 뜻이 있다. 네 기념일이 다 의미가 깊지만 개혁주의 목사로서 그중에서도 가장 기념할 주일을 꼽으라면 나는 종교개혁(Protestant Reformation)기념주일을 꼽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 그런가하면, 종교개혁의 역사가 없었다면 우리들 프로테스탄트 교회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역사적 사실은 언제나 선행되는 세 가지 질문을 상기.. 2016.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