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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빈자리를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6) 왜 빈자리를 “우리는 작은 교회인데 목사님께 말씀을 청해도 될까요?” 한 목사님으로부터 그 이야기를 듣고는 무조건 가겠다고 했고, 그래서 날짜를 정해 말씀을 나누러 영월을 다녀왔다. 예배당이 인상적일 만큼 예뻤다. 외진 시골마을에 아름답게 자리 잡은 예배당은 왠지 모를 위로로 다가왔다. 예배를 드리는 첫 시간, 목사님이 염려한 대로 모인 인원은 적었다. 그 점이 자꾸 마음에 걸렸는지, 찬양을 인도하면서도 강사를 소개하면서도 목사님은 아쉬움과 송구함을 거듭 표했다. 말씀을 나누는 시간, 이제 더 이상 그런 이야기는 하지도 말고, 생각도 하지 말자며 오래 된 경험 하나를 이야기했다. 단강에서 목회를 할 때였다. 긴 가뭄 끝에 비가 왔다. 하필 비가 온 때가 주일 새벽이었다. .. 2020. 2. 22.
생각은 마음의 그림자 신동숙의 글밭(87) 생각은 마음의 그림자 우리의 내면에는 대상과 마주치는 찰라에 거울에 비추듯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한 마음이 있습니다. 곧이어 생각이 그림자처럼 뒤따릅니다. 종종 그 생각은 마음을 지우는 지우개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자라면서 받아온 교육으로 인해 습관화 되고 규격화 된 생각에 비하면 마음은 시시하고 싱겁게 보이기 일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매 순간 기도로 깨어 있어야 하는 이유는 그림자가 된 생각에게 그 첫마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온 나라가 코로나에 촉각을 곤두 세우며 언론을 통해서 나오는 소식들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를 더 혼란스럽게 하는 일은 신천지 측의 대응방법입니다.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과 교인들의 입을 봉쇄시킨 일입니다. 세상을 향해 귀는 열어놓되 흔.. 2020. 2. 21.
남은 자의 몫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5) 남은 자의 몫 한 달에 한 번 찾아가 예배를 드리는 회사가 있다. 오래 전부터 이어오는 모임인데, 점심시간 회의실에 모여 예배를 드린다. 바쁜 시간을 쪼개 예배하는 모습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정릉에서 회사까지는 40여 분 시간이 걸린다. 도중에 길이 막히면 시간을 장담할 수가 없어 대개는 여유를 두고 길을 나선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을 하면 잠깐 들르는 곳이 있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보름산미술관’이다. ‘보름산미술관’은 이름만큼이나 정겹고 평온한 공간이다. 참나무 주변으로 찻집을 겸하고 있는 건물도 그렇고, 그보다는 손님을 맞는 주인장 내외가 그렇다. 두 달을 굶듯 건너뛰고 이번 달에는 들를 시간이 되었다. 미술관 앞으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 2020. 2. 21.
못다한 말들이 가슴에 소복이 쌓이면 신동숙의 글밭(86) 못다한 말들이 가슴에 소복이 쌓이면 못다한 말들이 가슴에 소복이 쌓이면, 발이 푹푹 빠지는 눈밭을 걸어가는 것만 같습니다. 앞으로 단 한 걸음 내딛기도, 단 한 줄의 말을 꺼내기에도 힘에 부칩니다. 그럴때면, 말 할 줄을 몰라서 하염없이 바라보던 유년 시절의 하늘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언제나 푸른빛 가을 하늘입니다. 그대로 밖으로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거둡니다. 가슴 한 복판에 예수의 마음을 품고서, 한 점 해처럼 달처럼 별빛처럼 떠올려봅니다. 추운 날 아침, 십원짜리 동전을 들고서 뛰어 올라가던 산비탈길 점방 앞에 발그레한 연탄불처럼 예수는 언제나 따뜻하게 반깁니다. 얼었던 눈이 녹듯, 메마른 샘에서 물이 차오르듯 울컥 흐릅니다. 그대로 눈물이 되어 흐르면, 한 순간 나는 봄이 됩.. 2020. 2. 20.
꽃에도 마음이 있다면 신동숙의 글밭(85) 꽃에도 마음이 있다면 꽃에게 이름이 있는 것처럼 꽃에도 마음이 있다면 감사꽃 믿음꽃 소망꽃 인내꽃 사랑꽃 행복꽃 그러니 아름답게 피어나지 세상의 모든 좋은 마음은 꽃의 마음이 되는 것처럼 우리도 좋은 마음 모으면 꽃으로 활짝 피어날거야 그 꽃은 바로 너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꽃 미소꽃 2020. 2. 19.
학예회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4) 학예회 당연히 나를 포함할 말이지만, 이따금 목사나 정치인들의 언행을 보면 유치원 학예회 생각이 날 때가 있다. 어찌 저런 생각을 할까, 누가 봐도 우스꽝스러울 일을 어찌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가 있을까 싶을 때가 있다.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들 스스로 유치한 존재이든가, 다른 사람들을 유치한 존재로 보든가. 2020. 2. 19.
순종, 순명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3) 순종, 순명 기독교인치고 순종이나 순명을 모르는 이가 얼마나 될까? 나를 부정하고 주의 뜻을 따르는 일, 거룩하고도 아름다운 일이다. 나를 부정하는 만큼 주님의 영역이 넓어진다. 순종과 순명을 맹종으로 가르치는 것은 나쁜 일이다. 하나님의 선한 백성들을 도구로 전락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순종과 순명을 익히 알면서도 정작 그것이 필요한 순간 외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고개 숙여 순종해야 할 때 뻣뻣한 목으로 거역을 한다면 말이다. 성경지식으로 순종이라는 말을 알거나 가슴의 훈장처럼 순명이라는 말을 달고 다닌다면, 그것은 하나의 그럴듯한 장식물일 뿐이다. 당연한 듯 빛나지만 생명이라고는 없는. 중요한 것은 매 순간 순종과 순명의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2020. 2. 18.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신동숙의 글밭(84)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봄나무는 꽃으로 잎으로 겨울나무를 품는다 겨울나무가 안으로 새봄을 품듯 계절은 이렇게 서열이 아닌 봄 여름 가을 겨울 더불어 살며 걸으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고 품는다 꽃으로 잎으로 자기 비움으로 늘 새롭게 2020. 2. 18.
한바탕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02) 한바탕 한바탕 꿈을 꾸고 나면 그게 한 세상일 것이다.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것인지, 장자가 내 꿈에 나타난 것인지, 내가 장자 꿈을 빌린 것인지, 때로는 꽃길을 걷기도 하고, 때로는 낭떠러지에 떨어지기도 하고, 꿈에도 그리던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창을 든 이에게 쫓기기도 하고, 길몽도 있고 흉몽도 있지만 한바탕 꿈을 꾸고 나면 한 세상일 것이다. 가물가물 봄날 가듯 한 생이 갈 것이다. 2020.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