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664 이 따스한 봄날에, 활짝 기지개 꽃을 피웁니다 신동숙의 글밭(98) 이 따스한 봄날에, 활짝 기지개 꽃을 피웁니다 요가 학원 탈의실에서 왠 아가씨 한 분이 말을 걸어옵니다. 퇴근을 한 직장인들이 다들 바쁘게 도착해서 요가 수련을 하는 저녁 타임입니다. 긴 단발 머리를 곱게 빗은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눈매가 서글서글하고 순한 인상입니다. 그런 아가씨가 저더러 인상이 좋다며 시간이 된다면 같이 밥을 먹고 싶다며 말을 걸어오는 것입니다. 20년 전 서울 성북구 돈암동 옥탑방에서 자취를 하며 직장 생활을 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식사 약속을 잡고는 주말에 성신여대 앞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같이 밥을 먹었고, 차는 제가 사드리고 싶다며 찻집으로 장소를 옮겼습니다. 아가씨는 차도 자기가 사고 싶었는데, 하면서 아쉬운 듯 미안해합니다. 참 맑고 .. 2020. 3. 3. 이름을 지우다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3) 이름을 지우다 여전히 진행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신천지의 태도는 혹은 신천지를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이런 상황 속에서 누군가 의미 있는 발언이나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어떤 것일까,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에 페북에 올라온 글들을 살펴보았다. 고맙고 든든한 눈길이 가는 내용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내용들도 적지가 않았다. 그들은 일방적으로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말들을 쏟아놓고 있었다. 지독한 경멸을 담은 글에 맞장구를 치면서 댓글을 달아 비아냥거리는 사람들, 희번덕거리는 웃음에 광기가 떠오르는 경우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온통 나라를 걱정하고 전염병을 걱정하는 것 같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2020. 3. 2. 한국은 신뢰 국가, 믿음의 씨앗을 뿌리며 신동숙의 하루 한 생각(97) 한국은 신뢰 국가, 믿음의 씨앗을 뿌리며 호주 당국이 타 국가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와는 다르게, 한국에는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 선진적 의료체계와 투명한 정보 공개를 제시했다. 3월 1일 가디언과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피터 더튼 호주 내무장관은 ABC 인사이더스와 인터뷰에서 이란보다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음에도 왜 이란에만 입국 금지령을 내리고 한국에는 내리지 않는지에 대해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뉴욕타임스도 코로나19를 대응하는 한국 정부의 민주적인 방법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매체는 “한국의 조치는 중국과 매우 비교된다”라며 “도시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도록 조치하면서 감염을 최대한 억제.. 2020. 3. 2.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신동숙의 하루 한 생각(96)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하나님과 나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한가? 이러한 질문을 우리가 아닌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묻는다. 일회용 질문이 아닌, 거듭 숨을 쉬듯 묻고 또 묻는 질문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신약에서 말하는 예수한테서 찾으려고 한다. 나는 신학자도 아니고, 목회자나 교회의 중직자도 아니다. 그저 예수를 사랑하는 한 명의 성도로써 단지, 내 눈으로 본 성경 말씀과 지금껏 걸어온 나의 지성과 무엇보다 내 양심에 비추어서 얘기할 뿐이다. 만약 내가 하는 얘기에서 편협함과 부족함이 보인다면 그건 어디까지나 필자에게서 원인을 찾으시기를 바란다. (비판의 말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 단, 예의를 갖춘 부드러운 표현으로.) 예수의 말과 행적에서 나는 단.. 2020. 3. 1. 유쾌함과 울적함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2) 유쾌함과 울적함 이런 무력감을 느끼는 것도 드문 일이지 싶다. 무엇보다도 한 인간으로서 무력감을 느낀다. 지나가는 시간들이 마치 불 꺼진 음습한 지하실의 시간 같다. 연일 영역을 넓히는 바이러스는 지역도 영역도 가리지 않고 퍼져간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두려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과학과 지식의 진보는 인간의 존재가 대단한 것처럼 으스댔지만, 실은 너무나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앞에 허둥지둥 쩔쩔 매며 두려워하는, 허약하고 미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목사로서도 무력감을 느낀다. 지난 주일에는 많은 교우들이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 충분히 짐작했던 일이지만 그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신천지교인들이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2020. 3. 1. 그때는 죄송했어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1) 그때는 죄송했어요 전혀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 한 지인을 만났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내 마음을 무척이나 아프게 했던 사람이었다. 그때의 아픔과 실망은 입때 사라지지 않아 여전히 마음속에 물웅덩이처럼 남아 있다. 불쑥 앞으로 다가온 사람,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를 마주하였을 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했다. 반가운 얼굴로 말이다. 혼란스러웠다. 정말로 그는 아무 일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만큼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지난 일을 마음에 두고 있냐고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맞는다면 그는 너그럽고 내가 속 좁은 옹졸한 사람이 되는 것일까, 어색함을 감추며 인사를 하는 짧은 순간에도 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덕분에 마음에 새긴다. .. 2020. 2. 29. 밥 먹자는 평범한 약속을 했습니다 신동숙의 글밭(95) 밥 먹자는 평범한 약속을 했습니다 집 안에서만 생활한 지 6일 째입니다. 올리신 글들을 보다가 점잖거나 믿을만한 분들의 글을 눈 여겨 보기도 하고, 보내오는 정보를 문자로 받기도 합니다. 어제 언론 매체에 올린 기사가 오늘은 사실이 아니라며 정정 기사가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팩트 체크"입니다. 제 경우에도 페북에 두 차례 다소 편협된 정보를 올렸다가, 이어서 부족한 부분에 보완이 되거나 서로 상반되는 새로운 정보를 다시 중복해서 올리기도 했습니다. 말에 대한 책임감 때문입니다. 이미 카톡으로 보내드린 경우에도 보완 또는 상반되는 새로운 정보를 일일히 한 분도 빠짐없이 다시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한 마음을 먹는 일도 마음 무거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게 정보를.. 2020. 2. 29. 어린쑥 신동숙의 글밭(94) 어린쑥 지금쯤 강변 둑엔 어린쑥이 올랐을 텐데 봄햇살 등지고 쪼그리고 앉아서 한참을 손톱으로 뜯어도 겨우 한 줌이던 작은 공처럼 주머니에 넣었다가 저녁밥 지을 때 된장국에 넣고 끓이면 쑥향에 아득해지던 오래된 그리움 지금도 그 자리에서 날 기다리고 있을 텐데 2020. 2. 28. 마음속에 사는 씨앗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10) 마음속에 사는 씨앗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시를 쓴다. 세상과 자연과 사물을 유심히 바라본다. 세상이 다 아는 단어와 언어인데도 그들의 마음을 거치면 전혀 다른 언어가 된다. 모국어가 사라지기도 하고, 모두가 모국어가 되기도 한다. 시인의 눈길이 닿으면 세상과 자연과 사물은 비로소 숨을 쉰다. 처음처럼 숨을 쉰다. 내가 아는 어떤 이는 작곡을 한다. 오선지에 악보를 그린다. 가사가 옷을 입는다. 세상에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옷인 양, 어색할 것이 없는 옷이다. 그렇게 옷을 입으면 노랫말은 기지개를 켠다. 맘껏 기지개를 켜며 세상에 갓 태어나는 아기가 된다. 시인과 곡을 붙이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씨앗이 가득하다. 세상 거칠고 메마를수록 씨앗은 간절함으로 단단해진다. 2020. 2. 28. 이전 1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 29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