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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나 하루 한 생각(21) 또 하나의 나 필리핀 딸락지역을 다녀왔다. 수년 전 정릉감리교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예배당 하나를 세운 아스투리아스가 포함된 지역으로, 장로님 내외분은 그 지역에 시니어학교(11~12학년) 건물을 봉헌하기도 했다. 그런 일을 계기로 의료봉사가 시작이 되었는데, 뭔가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동안 해오던 비중 있는 일, 왜 그런 지를 말만 듣고 판단을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싶어 동행을 했다. 의료선교는 모두 3곳에서 이루어졌다. 허름하고 좁긴 해도 예배당에서 진료가 이루어졌는데 깜짝 놀랐던 것은 그곳을 찾는 수많은 아이들이었다. 고만고만한 아이들이, 표현이 송구하지만 ‘깨알 쏟아지듯’ 몰려왔다. 피난민촌처럼 여겨질 만큼의 허술한 집들이 모여 있는 동네에, 저 많은 .. 2019. 1. 20.
같은 것은 서로에게 하루 한 생각(19) 같은 것은 서로에게 산이든 강이든 바다든 어디를 찾아도, 나무든 꽃이든 구름이든 무엇을 보아도,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든 새소리든 물소리든 어떤 소리를 들어도, 자연 앞에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어릴 적 어머니 품속 같은 안도감, 혹은 위로를 얻는다. 자연의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자연의 품에 들 때마다 우리가 편안해지는 것은 한 가지, 우리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것을 나도 모르게 감지하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쇠가 자석에게 끌리듯이 나침반이 방향에 반응하듯이 이 산 소쩍새가 저 산 소쩍새에게 밤새 응답하듯이 사랑하는 이에게 어느새 마음이 가듯이 성질이 같은 것은 서로에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한희철 목사 2019. 1. 18.
간사함 하루 한 생각(18) 간사함 도무지 간사함에 깃들일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믿음, 그런데도 믿는 자들에게서 보게 되는 간사함은 무엇일까? 우리 눈에 그렇다면 주님 눈에야 오죽할까만. -한희철 목사 2019. 1. 18.
울며 씨를 하루 한 생각(17) 울며 씨를 ‘눈물을 흘리며 씨 뿌리는 자, 기뻐하며 거두어들이리라.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가는 자, 곡식단을 안고서 노랫소리 흥겹게 들어오리라.’(시편 126:5~6, 공동번역) 시편의 노래는 내 안에서 시 하나와 만난다. ‘거친 들에 씨 뿌린 자는 들을 잊기 어렵나니 어찌 견딜 수 있는 곳을 가려 아직 너의 집이라 하랴‘ 황동규의 중 제5가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울며 씨를 뿌린다니, 씨를 담아 들고 울며 나간다니, 생각만 해도 먹먹해진다. 거친 들에 씨 뿌리는 자는 들을 잊지 못한다. 견딜 수 없는 곳을 오히려 자기 존재의 집으로 삼는다. 세상은 그렇게 뿌린 씨로 밥을 먹고 산다. 누가 씨 뿌렸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관심이 없는 채로. -한희철 목사 2019. 1. 16.
나쁜 놈, 어리석은 놈 하루 한 생각(16) 나쁜 놈, 어리석은 놈 그 중 나쁜 놈은,다른 이의 분노를 자극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얻으려 하는 놈 아닐까. 그 중 어리석은 놈은,누군가의 자극에 생각없이 분노하는 놈일 터이고. -한희철 목사 2019. 1. 16.
세상을 껴안는 기도 세상을 껴안는 기도 4세기 전에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가 중국 해안에서 떨어져 있는 자그마한 섬에서 죽었을 때, 그의 선임자인 성 이그나티우스 로욜라가 그의 죽음의 “소식”을 듣기까지는 한두 해가 걸렸다. 오늘날 우리는 멀리서 비극이 발생한 당일에 그 소식을 들을 뿐만 아니라 TV 화면을 통해 그 광경이 일어나는 것을 종종 보기도 한다. 그래서 에티오피아의 기아, 인도의 비극, 중앙 아메리카의 테러, 북아일랜드의 갈등, 이 모든 것과 훨씬 더 많은 사실들이 연속해서 우리 의식 속에 파고들며, 매일 우리 사고와 감정에 영향을 끼친다. 내가 제기하고 싶은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는 깊은 상처를 받은 이 세상에 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된 후로 이 세상을 위해 더 많이 기도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 2019. 1. 15.
같은 곡이라도 하루 한 생각(15) 같은 곡이라도 같은 곡, 같은 악기라도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 무엇이 그것을 구별하는 것일까? 같은 본문, 같은 내용인데도 누가 전하느냐에 따라 말씀은 다르게 다가온다. 그것을 구별하는 것은 무엇일까? LP판이라 그럴까, 파블로 데 사라사테가 작곡한 Zigeunerweisen Op.20, 안네 소피 연주로 처음처럼 듣는다. 울 듯 말 듯 집시가 노래를 한다. 따뜻하고 눈물겹다.누군가에게 내 말이 그렇게 다가갔으면. - 한희철 목사 2019. 1. 14.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하루 한 생각(14)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시인은 제목도 잘 짓는다. , 김민정 시인의 시 제목이자 시집 제목이다.아름답고 쓸모없기를…짧지만 깊은 기도로 다가온다. 아름답고 쓸모없는 것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구나, 아름다운 것들 죄 쓸모 있으려고 발버둥을 치는 세상에 던지는 나직한 경구(警句). 시집을 열지도 않고 한참 시를 읽는다. - 한희철 목사 2019. 1. 14.
하루 한 생각(13) 2019. 1. 13.